엘시티·파크원·청라시티타워등 등 각 지역 랜드마크에서 시공사로 참여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 사진=포스코건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 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건설업계의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다. 타 건설사 중도 포기해 장기간 지역의 숙원으로 남아있던 사업들을 성공리에 마무리 짓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부산 최고층 주상복합 ‘엘시티’가 입주를 목전에 뒀고, 여의도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매김 할 ‘파크원’은 내년 7월 준공이 완료된다. 여기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전망용 건물이 될 인천 ‘청라시티타워’는 지난달 기공식 이후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엘시티’ 세 번째 시공사로 나서···사업 안정성 오르고 개발 급물살

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최고층 주거복합시설인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이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9일 엘시티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았다. 2015년 10월 공사를 시작한지 4년 2개월 만이다. 이번 승인으로 엘시티는 부산 최고층 건물이자 국내 두 번째 높이 초고층 건물로 공식 인정받게 됐다.

2006년 부산시가 관광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된 엘시티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101층 랜드마크 타워 1개 동과 85층 주거타워 2개 동을 짓는, 사업비 2조7000억원대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엘시티 개발 사업은 2011년 사업승인을 받고, 2013년 대우건설과 첫 시공계약을 추진했지만 사업성이나 시행사와 협의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불발되고 만다. 이후에도 대림산업, 롯데건설, 삼성물산 등 국내 건설사들이 시공 참여를 검토했으나 워낙 규모가 크고 분양부담이 커 시공사를 찾기 어려웠다.

엘시티 개발이 다시 고개를 든 건 2013년 10월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자 부산시는 중국의 건설업체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를 끌어들였다. CSCEC는 홍콩 국제상업센터, 상업 SWFC, 핑안 금융센터 등 초고층 건물 건설 경험이 풍부한 건설사였다. 하지만 2015년 3월 터파기 공사까지 완료한 이후 위기를 맞이했다. CSCEC 측이 중국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다. 결국 양측의 합의 하에 시공계약은 해지됐다.

잇따른 시공계약 해지로 인해 자칫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으나, 2015년 5월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를 맡으면서 엘시티 개발 사업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안정성과 가치가 급상승했고, 대규모 PF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후 엘시티 비리 논란이 발생하고 검찰의 수사 착수로 공사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엘시티는 현재 입주를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 바통 받은 ‘파크원’···포스코건설의 대표 건물로

내년 7월 준공 예정인 파크원도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파크원 프로젝트는 2005년 통일교의 주차장자리에 말레이시아계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업무상업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시행사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이하 Y22)가 설립됐고, 통일교는 Y22와 지상권 설정 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은 해당 부지를 Y22가 개발·임대한 뒤 99년 후에는 재단에 무상으로 반환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건축물의 최초 승일 3년 후부터 Y22가 통일교에 매년 공시지가의 5%를 임대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파크원은 69층과 52층 두 개 동의 오피스 빌딩, 지상 8층 쇼핑몰, 지상 30층 400여개 객실 규모의 국제 비즈니스호텔 등을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당시 공사비는 1조331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2007년 기초공사를 시작으로 공사는 순항하는 듯 했다.

여의도 ‘파크원’ 조감도 / 사진=포스코건설

하지만 파크원 공사는 2010년 공정률 25%에서 중단됐다. 지주인 통일교가 시행사인 Y22를 상대로 소송을 지상권 무효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시행사인 Y22가 자금난으로 공정률이 예상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자 오피스 두 개 동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맥쿼리증권에 매각하려한 게 화근이 됐다. 통일교 측이 재단 소유의 부지에 들어설 건물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것은 계약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지상권 설정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양 측은 긴 법적공방을 이어가게 된다.

파크원을 둘러싼 약 5년간의 법적분쟁은 2015년 Y22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함에 따라 마무리 됐다. 하지만 긴 시간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삼성물산은 수천억원의 손해를 봤고, 결국 파크원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다. 삼성물산이 떠난 이후 투자자를 찾지 못해 공사 재개에 어려움을 겪던 파크원 프로젝트는 포스코건설의 등장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Y22는 포스코건설과 2016년 11월 1조1940억원에 시공 계약을 맺었다. 이후 NH투자증권과 2조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도 이어졌다. 파크원은 현재 준공률 85% 가량 진행됐으며, 내년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고 높이 ‘청라시티타워’···사업 표류 위기 때 ‘구원투수’로 등판

완공되면 국내 최고 높이의 타워가 될 ‘청라시티타워’도 최근 들어서야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2013년 본격적으로 추진된 청라시티타워는 당초 통합개발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지만 2014년 5월과 2015년 6월 진행한 사업자 공모에서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이후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타워건설을, 민간사업자가 주변복합건설을 맡는 식으로 사업 방식을 바꿔 공모 입찰을 4번 가량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인천 ‘청라시티타워’ 조감도 / 사진=인천경제청

무산 위기에 빠졌던 청라시티타워 개발 사업은 2016년 10월 보성산업·한양건설·타워에스크로우 등으로 구성된 민간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가까스로 물꼬를 텄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공사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청라시티타워는 과거 초고층 건물의 건립 실적이 있어야 하는 등 시공사 선정 기준이 까다로웠다. 여기에 한양건설은 초고층 건물 실적이 없어 타워 건축 공사가 불가능했다. 이후 서너 개 대형건설사와 논의를 진행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아울러 LH는 민간컨소시엄에 올 3월까지 시공 계약을 하지 못하면 협약 해지를 검토한다고 컨소시엄에 엄포를 낸 상황이었다.

사업 표류 위기에 처했던 청라시티타워 개발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손을 뻗으면서 다시 물꼬를 텄다. 올 3월 포스코건설은 민간컨소시엄과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건설이 51%, 한양이 49% 지분으로 공동시공 한다는 게 계약내용의 주요골자다. 청라시티타워는 청라호수공원 일대 부지면적 1만평(3만3058㎡)에 높이 448m 규모(지상 28층, 지하2층)로 건설될 계획이다. 완공되면 국내 최고 높이의 타워이면서 세계에서 여섯 번째 높은 타워가 된다. 청라시티타워는 지난달 21일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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