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넥슨 등 대형 게임사 연달아 출시

엔씨소프트 '퍼플'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퍼플'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크로스 플랫폼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PC와 모바일을 오가며 게임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이 크로스 플랫폼 출시에 나서면서 관련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크로스 플랫폼이란 하나의 게임을 모바일과 PC, 콘솔 등에서 동시에 플레이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녹스’ ‘미뮤’ 등 앱플레이어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엔씨가 ‘리니지2M’를 출시하면서 함께 선보인 ‘퍼플’도 크로스 플랫폼의 한 예로 꼽힌다. 특히 기존 모바일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하게 해주는 크로스 플랫폼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넥슨, 이달 V4 PC 플랫폼 출시

대형 게임사들이 크로스 플랫폼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완성도도 높아졌다. 엔씨가 선보인 크로스 플랫폼 퍼플의 경우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을 PC에서 거의 완벽하게 구동한다. 기존 앱플레이어와 달리 입력 지연 현상도 없다. 게임 개발사가 자신의 게임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보니, 최적화 수준이 높다. 

자료=넥슨
자료=넥슨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2M의 경우 게임 자체가 너무 고사양이다 보니,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으로는 제대로 게임을 돌리기 어렵다”며 “이에 많은 유저가 퍼플을 통해 PC에서 플레이를 즐기고 있으며, 이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엔씨의 퍼플이 인기를 끌자, 넥슨도 모바일게임 ‘V4’의 PC 버전을 이달 중 출시하기로 했다. 넥슨 IP4그룹 최성욱 그룹장은 “V4 PC 버전의 자세한 정보와 출시 일정을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하겠다”며 “플랫폼 구분 없이 모바일과 PC에 최적화된 그래픽과 성능으로 최고 수준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개발사 미호요도 최근 폐막한 ‘지스타 2019’에서 모바일게임 ‘붕괴 3rd’의 PC 체험 버전을 국내 유저들에게 선보여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게임의 고사양화가 진행될수록 크로스 플랫폼 역시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월 나온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 조치 역시 크로스 플랫폼 출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존재로 인해 플랫폼 경계가 모호한 크로스 플랫폼 시장에 대형 게임사들이 적극 뛰어들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제는 모바일게임과 마찬가지로 결제한도가 사라져 제약이 없어진 상태다. 향후 출시될 모바일게임들의 경우 크로스 플랫폼 탑재가 유력시된다”고 설명했다.

◇ PC용 게임 결제한도 폐지되자 큰 화면 장점 살리려 속속 등장

모바일 시대에 PC를 포함하는 크로스 플랫폼이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PC용 게임의 결제한도 폐지가 있다. 불과 15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시장의 대세는 PC 온라인게임이었다. ‘서든어택’ 등 FPS 장르를 비롯해 ‘아이온’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RPG 장르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2008년을 전후해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앱스토어 등 이른바 앱마켓의 활성화에 따라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월 결제한도가 50만원이었던 것에 반해 모바일게임에는 결제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게임 개발에 사활을 걸게 된다. 모바일게임 결제는 구글·애플 등 외국계 회사를 통해 진행되다 보니 정부가 결제한도를 강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게임사들은 PC 온라인게임 개발을 중지하고 모바일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국내 빅3 중 넷마블은 2008년을 전후해 아예 모바일게임 전문 회사로 변신했으며, 넥슨과 엔씨도 신작 출시의 대부분을 모바일게임에 할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는 게임인 만큼 유저들은 작은 화면에서 게임을 하게 된다. 아울러 배터리 소모와 발열 문제 등도 있다. 이에 등장한 것이 앞서 소개한 앱플레이어다. 

유저들이 앱플레이어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이 PC 모니터를 이용해 대형 화면에서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화면 크기가 5~6인치에 불과하다. 그동안 이처럼 작은 화면에 답답함을 느끼는 유저가 많이 있다. 또 앱플레이어를 사용하면, 키보드와 마우스로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터치 방식의 조작보다는 훨씬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앱플레이어의 또 다른 장점은 PC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구동하면서 동시에 다른 작업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모바일게임들이 자동 사냥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PC의 멀티태스킹 기능과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앱플레이어 사용은 스마트폰 발열 및 배터리 소모 문제도 해결해준다. 최근 고사양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되면서, 그에 따른 배터리 소모와 발열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고사양 모바일게임을 장기간 구동할 경우 발열 문제가 발생하기 쉽고 배터리도 빠르게 소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앱플레이어를 사용하면 이 두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앱플레이어의 경우 게임을 만든 개발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보니, 최적화 면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곤 한다. 대표적으로는 입력 지연 현상이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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