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박필준 현 위원장 강세···노사 관계 훈풍 지속 기대
후보 난립한 6명 하나은행, 노사 관계 회복 계기 ‘관심’···국민은행도 다수 후보 출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 파업 현장(사진 위쪽)과 KEB하나은행지부 정기전국대의원대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 파업 현장(사진 위쪽)과 KEB하나은행지부 정기전국대의원대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내 대형 은행 지부들이 위원장 선거 준비에 한창이다. 현재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이 노조 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모두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초 파업을 단행했던 KB국민은행과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국면에서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했던 KEB하나은행의 노조는 은행권 노조 중 ‘강성’으로 분류되고 있어 집행부 교체 여부가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함께 은행의 운영을 이끌어가는 ‘경영 파트너’인 만큼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각 은행의 경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중 노조위원장 선거를 가장 빨리 실시하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내일(3일) 진행되는 우리은행 노조 선거에는 총 4명의 위원장이 출마했다. 박필준 현 위원장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으며 김남걸·김정삼·최계승 후보가 함께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로는 박 현 위원장이 꼽히고 있다. 지난 3년간 사측과 함께 노동시간 단축, 지주사 전환 등의 이슈를 원활하게 해결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DLF 사태 당시 자체적으로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사측 태스크포스(TF)와 협력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많은 직원의 지지를 받았다.

만약 박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우리은행의 노사 갈등 리스크는 앞으로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노동이사제와 같은 쟁점 안건들도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장의 최대 경쟁자로 여겨지는 최계승 후보 역시 사측과 대립적인 성향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은행 노조는 오는 6일 위원장 선거를 진행한다. 이번 선거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 첫 통합 노조위원장을 뽑는 절차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하나은행 노조는 공동 노조위원장 체제를 유지해 왔다.

내규상 이진용·김정한 현 위원장들이 재선에 출마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거 국면은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형준, 정우영, 김민수, 최호걸, 임용기, 박진우 등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한 상태며 어느 누구도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않고 있어 13일로 예정된 2차 선거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와 정 후보, 김 후보, 최 후보는 하나은행 출신이며 임 후보와 박 후보는 옛 외환은행 출신이다.

기존 하나은행 노조는 다른 은행에 비해 사측과 대립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왔다. 올해 초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의 은행장 연임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DLF 사태 당시에도 우리은행과는 달리 경영진의 책임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하나은행의 노사 관계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회복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국민은행 노조 선거는 다소 늦은 24일에 열린다. 박홍배 위원장은 재선이 아닌 금노 위원장 선거 출마를 선택했으며 박 위원장과 함께 올해 초 파업을 이끌었던 류제강 현 수석부위원장이 출마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진석훈, 소병문, 김재일, 심홍택, 김명수 등의 후보가 함께 경쟁하고 있다.

류 부위원장이 박 위원장의 뒤를 이어 당선될 경우 국민은행 사측과 노조에 흐르는 냉각 기류는 이전과 유사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류 부위원장은 우리사주조합장으로서 ‘주주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수차례 시도한 바 있어 앞으로 노동이사제 또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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