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제약 지분 인수 등 최대주주 확보···M&A 전문 변호사 박재형 대표 취임
올 3분기 누적 매출 88% 성장, 치매 치료제 개발 기대···일각선 최근 2년간 적자 따른 우려도 나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메디포럼이 대화제약의 기존 지분을 인수하는 등 씨트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씨트리는 사명 변경과 함께 M&A(인수합병) 전문가 출신 대표를 맞는 등 새출발을 선언했다. 이 업체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88%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실적이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 벤처기업인 메디포럼은 지난달 29일 대화제약이 갖고 있던 씨트리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앞서 대화제약은 지난 10월 중순 씨트리에 보유하던 지분 145만2598주를 메디포럼에 주당 1만500원씩 총 152억5227만9000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었다. 당시 대화제약은 매각대금의 15% 규모인 22억8784만1850원을 수령했다. 이어 이날 나머지 85%인 129억6443만7150원을 수령해 지분 매각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처럼 메디포럼은 씨트리 경영권 인수를 포함한 주식양수도 계약을 통해 지분 14.18%를 확보한 데 이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14.93%를 추가 확보해 씨트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메디포럼 관계자는 “회사가 올 초 450억여 원을 기관투자가 등으로부터 투자받아 최근 한방제약사 아이월드제약도 인수했다”며 “자금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씨트리는 이날 경기도 남양주시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재형 법무법인 해송 대표변호사를 대표로 선임했다. 신임 박 대표는 지난 2002년 대구지검 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그는 창원지검과 수원지검,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2009년부터 주로 기업 자문 변호사 역할을 수행해 왔다. 메디포럼 관계자는 “박 대표는 메디포럼에 법률자문을 해주는 등 인연이 있었던 M&A 전문가”라며 “변호사 출신 전문경영인을 씨트리에 보내 위탁경영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씨트리는 기존 추진하던 △생명과학, 정밀화학 완제·원료의약품 제조 및 판매 △관련기술 연구 △화장품 제조 및 판매 등 사업 △한약, 생약, 천연물 관련 제조 및 도소매업 △신약 및 식품 제조, 판매, 연구개발 등 새로운 사업을 추가해 경영 다각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사명도 모기업을 본따 메디포럼제약으로 변경했다. 씨트리는 기업 이미지 제고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단, 사명은 오는 2020년 2월1일부터 공식 변경될 예정이다. 

이번에 메디포럼이 씨트리를 인수함에 따라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씨트리의 주요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은 항암제와 파킨슨병 치료제 등 장기 지속형 주사제, 서방형 경구 치매 치료제 등이다. 메디포럼도 신약 개발 사업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도전하고 있어 일맥상통한다. 코드명은 ‘PM012’다. 현재 임상 2b상 및 3상이 진행 중이다.

향후 씨트리 경영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적지 않다. 씨트리가 올 들어 3분기 누적 262억여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49% 증가한 점은 호재로 평가받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43억여원→12억여원)과 당기순이익(-43억여원→13억여원)이 흑자로 돌아선 점도 눈에 띈다. 씨트리의 올해 호실적의 원인은 CMO(위탁생산) 매출 이익 증가와 전문의약품 매출 증가, 생산성 향상 등으로 분석돼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반면 앞서 지난 2017년과 2018년 씨트리가 적자를 기록한 것과 약업계에 생소한 변호사 출신 신임 대표의 검증되지 않은 경영 능력은 씨트리 앞날을 주목케 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변호사, 특히 M&A 전문가가 제약사 대표에 취임하는 것은 업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기존 제약사들도 경영이 어렵다고 하는 요즘 신임 대표가 어떤 경영 능력을 보일지 관심사”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