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V 제조사 가세해도 신규 라인 가동으로 패널 단가 하락 전망
경영 악화로 가격 방어 어려워···"수요 확보 시 전체 수익성 개선 가능성"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 사진=LG디스플레이

내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확대되면서 패널 독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의 입지도 굳어질 전망이다. 신규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에 따라 그간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던 대형 패널 매출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 적자 규모가 1조원대로 불어난 상황에서 패널 단가 하락은 수익성을 다시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긴축 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 당분간 사업 외형 성장과 판가 조정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할 전망이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8.5세대 OLED 라인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대형 패널 출하량을 올해 대비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당초 3분기 예정됐던 램프업(증산)은 수율 조정 작업을 거치며 4분기로 미뤄졌다. 이 때문에 올해 출하량은 당초 목표인 360만대에 못 미친 35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엔 공장 가동과 함께 600만대를 넘어서는 물량 양산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광저우 OLED 공장에 월 6만장 생산능력을 확충했고 내년 추가로 3만장분 증산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선 이에 따라 일부 사이즈 패널의 경우 최대 20% 수준의 생산 비용을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멀티모델글래스(MMG) 등 생산 효율화 공법을 도입해 제조원가와 생산 비용을 낮춰 패널 판매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8.5세대 기준 65인치 OLED 패널 양산에 MMG 도입할 경우, 패널 제조원가가 싱글 컷 대비 15~20%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MMG는 한 장의 원판 유리에 여러 사이즈의 패널을 양산해 면취 효율을 높이는 공법을 말한다. 대형 OLED는 같은 크기 10.5세대에서 생산된 LCD에 비해 생산비용이 2~3배에 달해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년엔 중화권 TV 제조사를 중심으로 OLED TV 진영 규모가 확대되면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화웨이 등 제조사들 내년 OLED TV 사업에 진출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매출처 역시 올해 15개사에서 내년 최소 17개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을 기점으로 LCD 사업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이 공백에 수익 사업인 대형 OLED 사업 매출을 채울 계획이다. 

다만 제조원가가 낮아지면서 가격을 낮출 가능성은 크지만 조정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올해만 1조원대 적자를 안고 가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가격 조정에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매출처가 확산되는 점은 사업에 큰 이점이지만, 재무 상황이 좋지 못 하다 보니 장기적인 판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가격 책정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패널 독점 업체가 가격을 좌우한다는 시장 논리가 적용되기엔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수익성이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기적 전략 차원에서 판가 하락을 유도해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가격 조정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내년까지도 여전히 업황 부진이 예고되고 있어 경영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국내외 업체 감산으로 내년 1분기 LCD 패널 사업이 소폭 반등하지만 예전과 같은 호황기로 돌아가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가 대형 LCD 패널 사업에서 연간 영업손실률 19%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올 하반기까지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영업손실률은 연간 추정치보다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내년 OLED TV 수요 성장 속도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계 시장 수요 속도가 빠를 경우 대형 OLED 패널 가격이 하락해도 LG디스플레이가 사업 외형을 지켜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패널 단가가 낮아지면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신규 광저우 공장 가동률도 빠르게 올라올 것으로 본다.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가는 낮아지지만 물량만 제대로 확대되면 수익성은 오히려 올해 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제조사가 진입하지만 시그니처 모델로만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사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결국 시장에 패널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그림이 된다. 패널 사업에서 수익율은 감소하지만 총 수익 자체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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