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시한 내 예산처리’···여야, ‘필리버스터 정국’ 속 전략 고심
국회
물 건너간 ‘시한 내 예산처리’···여야, ‘필리버스터 정국’ 속 전략 고심
  • 이창원 기자(won23@sisajournal-e.com)
  • 승인 2019.12.02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일 내년도 예산 처리시한···‘先필리버스터 철회’ 여부 두고 대립각
예결위, 482개 감액심사 안건 그대로···文의장에 활동시한 연장 요청 공문
여야가 '필리버스터 정국' 속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예산안 처리는 시한인 2일을 넘기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필리버스터 정국' 속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예산안 처리는 시한인 2일을 넘기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시한인 2일을 사실상 넘기게 됐다. 여야의 대치 속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도 결론 없이 마무리됐고,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면서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촉발한 ‘필리버스터 정국’ 속에서 여야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예산안 처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이날 ‘선(先) 필리버스터 철회’ 여부를 두고 첨예한 이견을 보였고, 예산안과 민생법안 등의 처리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행태를 보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불법 국회봉쇄 3일차”라며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그러면서 감성팔이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이른바 ‘4+1협의체’의 가동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제 예산도 ‘4+1’에서 하겠다고 한다. 예산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예산심사가 처리시한을 맞추지 못한 책임은 여당인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며 “민주당이 예결위 3당 협의를 거부하는 배경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통과시켜주는 조건으로 우호적인 정당과 의원의 지역구 예산을 적당히 챙겨주는 ‘짬짜미’ 수정안, 소위 뒷거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철회 없이는 예산안 심의를 할 수 없다면서, 여야 교섭단체 3당 간사협의체의 예산심사 등을 거부해 예산심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철회를 재차 촉구하면서, 예산안의 경우 오는 10일 전까지 처리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개최를 위해서는)이미 제출된 199개 전체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한국당이 취소해야 한다”며 “아울러 이후 같은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국당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민생을 볼모 잡아 국회 봉쇄를 시도한 것을 사과하고 원상회복의 길에 나서면 한국당에 아직 길이 열려있다는 점을 충고한다”며 “마지막 선의를 거절하면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또 다른 선택과 결단에 의한 국회 운영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을 단타식 임시국회, ‘4+1협의체’ 등으로 무력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이 연합해 국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정상화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정략적인 목적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를 방해한 한국당에 그 책임이 크다”며 “법정기한을 넘기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지만 민주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정기국회가 끝나는 이달 10일 전까지 내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여야의 ‘네 탓 공방’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예산심사는 좀처럼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예결위 활동시한(지난달 30일)까지 예결위 여야 간사들은 1차 감액 심사에서 보류된 482개 안건심사조차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에 김재원 예결위원장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예결위 활동 시한 연장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여야의 대치 정국 속에 온전한 예결위 심사활동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015년 이후 5년 연속 예산안을 ‘제 때’ 처리하지 못했다는 점은 여야가 일제히 반성해야 할 문제”라며 “2일 이후 본회의에서는 예산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한 만큼 예산심사는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국당이 예산안과 민생법안 등을 볼모로 잡는 행위를 멈춰야 여야 간 최종 협상과 합의는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당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을 맘대로 하겠다는 민주당의 저의가 궁금할 지경”이라며 “예산안도 마찬가지로 지난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정확한 검증이나 검토가 필요한 SOC(사회간접자본) 등 예산(7조8186억998만원)이 ‘짬짜미’로 추가됐는데 무작정 밀어붙이겠다는 식의 행태가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여당다운 태도로 야당을 설득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원 기자
정책사회부
이창원 기자
won23@sisajournal-e.com
"Happiness can be found even in the darkest of times, if one only remembers to turn on the ligh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