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공산품' 배달 시작한 B마트···도심형 물류센터 기반 운영 전략에서 우위 확보
제휴 오프라인 매장 및 나우픽 서비스 나선 요기요와의 경쟁 더욱 치열해질 듯

/사진=배달의민족 앱 화면 갈무리.
/ 사진=배달의민족 앱 화면 갈무리.

즉시 배달 시장에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진 배달의민족 B마트가 대형마트·편의점을 품은 요기요와 경쟁을 시작했다. 배민 B마트는 도심형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작고 빠른 쿠팡’을, 요기요는 '움직이는 CU'를 기치로 시장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부터 베타서비스를 해 왔던 '배민마켓'을 지난달 19일 B마트로 정식 오픈했다. 베타서비스 기간 동안 배달 권역과 취급 상품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서초에서 올 3월 강남/서초, 6~7월 마포/서대문, 용산/중구, 영등포/구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9~10월 동안 관악구도 배달 가능 지역에 편입됐다.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B마트의 등장에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요기요와 요기요에 입점한 편의점·대형마트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B마트의 강점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배민마켓은 도심형 물류센터를 짓는다. 쿠팡이 물류센터를 짓고 그곳을 직매입 상품으로 채우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B마트를 '작고 빠른 쿠팡'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요기요의 즉시 배달이 편의점(CU, GS25)이나 롯데마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기존 매장을 물류센터로 삼는 것과 다르다.

요기요는 이미 있는 매장을 활용하기에 새로 센터를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물류센터를 세움으로써 파생되는 독자적인 상품 판매와 재고관리, 가격 책정, 시간 운영의 유연성이라는 강점은 갖기 어렵다. 

배민은 현재 서울 25개구 중 23개구에서 서비스 중이며, 이를 통해 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13개의 도심형 물류센터를 통해 즉시 배달을 진행한다. 올해 말까지 서울 전역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인 만큼, 물류창고도 올해 말 15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마트의 갯수가 늘어나는 만큼 판매 품목도 늘어나고 있다. 배민에 따르면 100평대 물류센터 1곳당 상품은 △3월 650여종 △6월 1500여종 △9월 2000여종 △11월 3000여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등어, 상추, 이베리코 목살, 모듬 버섯 등도 판매된다. 편의점·대형마트 등 타사 유통 채널의 재고에 기대야 하는 요기요 즉시 배달보다 품목 추가나 재고 관리 면에서 더욱 자유롭다.

운영 전략에서도 B마트는 자유롭다. 우선 대형마트·SSM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정기 휴무일을 갖는다. 이날은 점포 문을 무조건 닫아야 한다. 당연히 배달도 불가능하다. 다만 B마트는 설·추석 연휴만 제외하면 휴무일 없이 언제든 배달이 가능하다. 물류센터는 이 같은 유통법의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쿠팡이 대형마트 당일 및 새벽배송에서 갖는 우위를 B마트가 그대로 갖게 되는 것이다. 

최소 주문 금액도 요기요 편의점 즉시 배달이 1만원인 데 반해, B마트는 5000원으로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이달 31일까지는 무료 배송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운영상의 자유로움이 소비자 편의성으로도 연결되는 모습이다. 

단, 요기요만의 장점도 있다. 많은 업체와 제휴를 맺을수록 ‘물류창고’ 역할을 하는 점포도 늘어난다. B마트가 서비스 확대를 위해 센터를 일일이 늘려야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즉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배달 커버리지 확대가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요기요와 제휴를 맺은 나우픽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B마트를 적극 견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24시간 연중무휴' 편의점 배달을 내세운 나우픽은 의무 휴업으로부터 자유로운 동시에 편의점엔 팔지 않는 신선식품도 다량으로 판매한다  다만 아직까지 서비스 권역이 강남, 서초, 강서, 송파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나우픽에 소개된 서비스 지역. /사진=나우픽 앱 화면 갈무리.
나우픽에 소개된 서비스 지역. / 사진=나우픽 앱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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