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험생 커뮤니티서 수능 성적표 사전 확인 인증 올라와
청와대 국민청원도 문제 제기돼···“부정 확인한 인원 0점 처리해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사이트에서 일부 수험생이 수능 성적을 미리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성적표 확인 방법까지 공유되면서 수십 명의 수험생이 같은 방식으로 성적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평가원의 허술한 보안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밤 한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고 인증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원 게시글 작성자는 방법을 공유해 달라는 일부 네티즌들에게 웹 브라우저 개발자 도구(DOM 탐색기) 기능을 이용해 클릭 몇 번 만에 수능 점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도구를 이용할 때 수능 시행 연도로 추정되는 ‘2019’를 ‘2020’로만 바꾸면 올해 수능 성적표가 나타나는 식이다.
이후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는 인증글이 주요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다. 수능 성적을 확인한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실제 성적이 맞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놨다.
수능 성적표를 확인한 수험생들이 서로 표준점수와 등급을 공유해 ‘공식 등급 커트라인’을 유추하는 일도 발생했다.
논란이 커지자 최초로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고 글을 올린 네티즌은 사과 글과 함께 해당 수험생 커뮤니티를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험생들의 수능 성적표 사전 확인 파장이 커지자 평가원의 허술한 보안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평가원이 성적 확인을 시도한 학생들이 비정상적으로 성적을 ‘유출’했다고 판단할 경우 법적 조치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평가원 홈페이지 내 수능 성적표 확인 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성적표 부정확인한 인원 전원 0점 처리 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 게시자는 “그 정보를 이용해 면접 및 논술에 갈지 안 갈지 결정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불법적으로 획득한 정보를 이용하는 수험생들에게 법을 준수하는 일반 수험생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