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료(14.8%)·시내버스료(4.2%)·외래진료비(2.2%) 등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
김장철 맞아 배추, 무 각각 56.6%, 67.4% 상승···휘발유 4.2%↓

11월 소비자물가 동향. / 자료=통계청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은 서비스물가의 오름세와 채소류, 석유류의 하락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9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로 전년 동월보다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8월(0.0%) 보합에 이어 9월(-0.4%)에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10월(0.0%)에 다시 보합을 보이며 지난 1월(0.8%) 이후 11개월 연속 1%를 밑돌았다. 이는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록이다.

4개월 만에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것은 서비스물가의 오름세와 채소류, 석유류의 하락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전월세 등 집세는 하락했으나 택시료(14.8%), 시내버스료(4.2%), 외래진료비(2.2%) 등 공공서비스 물가가 상승했다. 

공동주택관리비 5.7%, 구내식당식사비 3.2%, 고등학생학원비 1.9%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농산물은 11월 5.8%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8월과 9월 각각 21.3%, 17.8% 하락했던 것과 비교해 하락폭이 줄었다. 배추와 무가 각각 56.6%, 67.4% 상승하는 등 일부 김장채소 가격이 김장철을 맞아 오르면서 하락폭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됐다.

석유류는 지난달 4.8%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12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4.2%, 4.1% 하락했다. 자동차용 LPG도 전년 동월보다 11.3% 떨어졌다. 다만 석유류 가격 하락폭은 최근 넉 달 간 5~7%대 하락폭을 기록했던 것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개선에도 불구하고 근원물가는 또 바닥권으로 떨어졌다. 근원물가는 일반적으로 계절적 요인과 공급적 영향을 제외한 기초적인 물가지수라는 점에서 소비여력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11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 8월 0.9% 이후 4개월째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년 만에 최저인 지난 9월(0.6%)과 같은 수준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하며 올해 6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0.5%는 1999년 12월 0.1% 상승 이후 최저치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2% 상승했다.

외식물가는 11월 1.2% 상승률을 기록하며 2013년 2월 0.9% 상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년 전보다 0.1% 상승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11월 농산물 가격이 14.8% 급등한 반면에 올해는 5.8% 하락했다”면서도 “(앞으로) 마이너스 물가만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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