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화학, 주력 사업 고전···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일부 호조세로 돌아서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통관 기준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3% 줄어든 411억 달러를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내외 불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력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수출은 12개월 연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울러 해양 플랜트 인도 취소, 조업일수 감소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그동안 부진했던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호조세로 돌아서는 등 일부 긍정적인 지표도 나오면서 내년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11월 통관 기준)이 411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3% 줄어든 금액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역주행’이 시작돼 12개월 연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걷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6월 이후엔 6개월 동안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은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역성장’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년 연속 6000억 달러 달성 목표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특히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품목별로는 지난달 기준 선박이 62.1% 가장 많이 감소했고, 반도체(30.8%), 디스플레이(-23.4%), 석유화학(-19.0%), 이차전지(-17.7%), 섬유(-12.3%), 석유제품(-11.9%) 등도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최근 부진했던 컴퓨터는 23.5%나 늘어났으며, 화장품(9.9%)과 바이오헬스(5.8%) 등 신수출 성장 품목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자동차는 1.4% 감소했으나 전기차는 무려 87.8%나 증가해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대중 수출이 12.2% 줄어들었으나 감소율은 지난 4월(-4.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수출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부진 탓에 19.5%나 감소했다.

유럽연합(EU)(-21.9%), 중남미(-15.9%), 미국(-8.3%), 인도(-15.7%) 등에 대한 수출도 줄었다. 일본에 대한 수출은 10.9% 줄었지만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것이라는 게 산자부의 설명이다. 반면 CIS(독립국가연합)에 대한 수출은 가전·선박·컴퓨터·일반기계 등의 호조에 힘입어 31.6%나 증가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 10월이 수출 경기의 ‘저점’이라 판단한다”며 “내년 1분기에는 최근 반도체와 선박 업종의 수급 개선 및 기술적 반등 효과 등에 힘입어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 세계경기 둔화,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이탈리아를 제외한 10대 수출국 모두 지난달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3년 연속 1조 달러 수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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