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이어 장쉐춘 인민은행 부국장 통화 완화 정책 속도조절 발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당국자들이 잇따라 통화 완화 정책의 속도조절 발언을 하고 있다. 중국의 양적 완화 정책 확대를 주목하는 상황에서 양적 완화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30일 연합신문망 등 중국 신문사들에 따르면 장쉐춘(張雪純) 인민은행 금융연구국 부국장은 지난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통화 완화 정책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부국장은 “중국은 몇 안되는 제로금리와 마이너스 금리가 없고 양적완화도 없는 국가 중 하나다. 중국의 금융정책에는 추가 완화 여지가 있지만 이를 섣불리 시행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장 부국장은 “우리는 양적 완화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선진국들을 보고 교훈을 얻어야한다. 경기 둔화 압력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통화 정책만 혼자 앞서가게 둬서는 안 된다”며 통화 정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대신 재정 정책과 구조 개혁을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부국장의 이러한 발언은 내년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나왔다.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민은행이 내년 경기 둔화 대응 과정에서 통화 완화보다는 재정 확대 및 구조조정이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양적 완화를 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지난 21일 리커창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세계은행(WB) 총재 등이 참여한 ‘1+6 원탁 대화’에서 “내년에도 우리는 거시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이다. 계속해서 적극적 재정 정책과 온건한 화폐 정책을 펼 것”이라며 “중국은 절대로 양적 완화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6.0%로 나왔다. 관련 통계가 있는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다. 글로벌 금융 기관 UBS는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5.7%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연초 2조1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 등 재정 정책을 내놨다. 그러나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올해 3차례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춰 제한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