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대표 “유니콘 기업은 경제적·문화적 가치 창출···아세안 스타트업 생태계와 함게 성장해야"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겸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권태현PD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겸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권태현PD

“무신사라는 쇼핑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2조원으로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이는 대형 유통기업인 신세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 단순 비교하는 것은 상장 여부, 투자 유치금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무리다. 하지만 국내 최강 유통기업과 스타트업이 비슷한 기업가치를 갖고 있는 것에 굉장히 놀랍다.”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겸 우아한형제들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10년 뒤 일상과 기업가정신’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국가 인구구조상 한국은 중장년층이 많고 저출산으로 인해 아이들이 없다. 반면 베트남은 평균나이 31~41세라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며 “기업의 수명을 비교해도 미국과 일본은 100년 이상 된 기업이 많은 반면, 중국은 개방 이후 젊은 기업에만 몰려 있다. 좋은 경제 구조는 역사가 긴 기업과 스타트업의 비율이 적당히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유니콘 기업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경제적 측면 외에 문화적 측면에서도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앞서 예시로 든 무신사 외에도 토스와 삼성증권이 기업가치가 각각 2.7조원, 3.2조원으로 비슷하다고 봤다. 이렇게 대기업과 견줄 스타트업들이 생기는 동시에, 인재를 유치하고 좋은 복지정책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아지며 국내 문화도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스타트업 생태계 협력도 거론했다. 김 의장은 “아세안 국가들이 당장은 유니콘 스타트업의 수가 우리나라보다 별로 없다. 박영성 장관께서 유니콘 기업의 수가 국가경쟁력의 바로미터라고 하셨다. 100퍼센트 동의한다. 그러나 10년 후에도 (이 법칙이) 유효할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어 김 의장은 “우리나라 10대 유니콘 기업을 보면 한국 투자자는 5곳 뿐이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주요 투자자에도 한국 투자사는 없다. 현대자동차 등이 그랩에 투자했지만 주요 투자사는 아니었다”며 “국내 벤처캐피탈들도 글로벌 기업을 키워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또 “지금 동남아시아는 2차, 3차, 4차 산업혁명이 같이 오고 있다. 자카르타나 호치민이 제2의 서울, 도쿄, 싱가포로처럼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는 40년이 걸렸지만 우리의 기술과 문화, 아세안의 자본이 더해진다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장은 “하버드 교수는 시장 파괴의 주체가 신기술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시장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고객 중심 산업 분야는 상당한 파괴 잠재력이 존재한다”며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이익이나 이윤 창출이 아닌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기업가정신은 사실 최근의 단어가 아니라 굉장히 오래됐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사람의 행복이고, 동시에 근로자도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메가트렌드된 ‘공유오피스’‧일상생활을 디지털로 변화한 ‘숙박앱’

첫째날은 푸드테크(Food Tech), 에듀테크&라이프 스타일(Edu Tech&Life Style), 바이오&헬스(Bio&Heath), 뷰티&패션(Beauty & Fashion) 4개 세션이 진행됐다. 에듀테크와 라이프스타일 강연으로는 토종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와 숙박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참여했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가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권태현PD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가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권태현PD

패스트파이브는 2014년 국내 첫 공유오피스로 등장했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공유오피스가 잠깐 임대하는 사업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러나 공유오피스 사업이 커지면서 다양한 부동산 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패스트파이브는 지난 5년간 공유오피스를 22호점까지 늘려서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 배경에는 빈 땅에 건물을 세웠던 ‘업스트림’ 방식에서 선진국의 방식인 다운스트림으로 변화한 것이 크다. 이제는 비어있는 건물의 공실률을 줄여 가치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며 “또한 소프트웨어 테크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고 창업에 뛰어드는 밀레니얼 세대가 많아지며 공간에 일상생활을 접목한 문화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패스트파이브 외에도 글로벌 공유오피스 위워크 등 국가별로 공유오피스가 있다. 김 대표는 공유오피스 시장의 잠재수요를 200만명으로 봤다.

다만 최근 위워크가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면서 일각에서는 공유오피스가 거품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이에 김 대표는 “위워크는 대표의 개인적인 일탈도 있었고, IPO를 앞두고 아시아 시장에서 무모한 확장을 한 것이 패착 요인이 됐다”며 “그러나 공유오피스는 앞으로 더 클 시장도 맞고, 시장을 이끌어 갈 트렌드도 맞다고 생각한다. 위워크 또한 2~3년 지나면 턴어라운드를 통해 다시 원상복귀되지 않을까”라고 내다 봤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가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권태현PD
김종윤 야놀자 대표가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2019'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권태현PD

김종윤 야놀자 대표는 디지털 포메이션, 즉 과거의 사업에서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으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빠르고 싸게 대량 생산을 해야 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사람과 기계가 아닌 혁신적 방법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다품종 정량생산 제조 시장까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야놀자는 사용자들이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춰 행복을 찾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문제는 돈과 시간이 없어서 여행이나 문화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일을 줄이면 돈이 없고, 돈을 벌면 시간이 없다”며 “과거의 방법만으로는 이제 문제 해결이 안된다. 최근 논란많은 택시 문제도 마찬가지다. 택시를 늘리면 기사가 돈을 못 벌고, 택시를 줄이면 차가 안 잡힌다. 결국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결국 사람들을 즐기게 하려면 근본적인 디지털 포메이션을 바꿔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 맞춤형으로 서비스해야 한다. 과거처럼 일정 집단만 단순화해서 고객 통계를 내리는 것은 대량생산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마케팅이 아닌 마켓(Market)이 중요하다. 일이 많은 사람에게는 호텔 바캉스를, 나무심기 봉사를 통한 여행을, 국내 여행자에게는 맞는 여행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런 방식이면 국민 평균 1년 2.3번 여행 횟수를 한달, 하루에 2.3번으로 늘릴 수 있다. 디지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을 위해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의 기술로 공급자와 수요자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푸드테크 세션에서는 ‘공유주방의 미래와 그 이후’ 라는 주제로 스탠포드대학 푸드이노연구소의 김소형 교수가 발표했다. 핀란드 Junction, 프랑스 PRE 등 국내외 스타트업들도 참여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