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거래일 연속 순매도···4년 만에 최장 기록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량주 위주로 ‘팔자’ 행렬

최근 외국인의 국내 코스피 투자 동향.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4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보름 동안 팔아치운 금액만 3조원 가량이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채권에는 수급이 몰렸다. 연말과 내년 초 경기 악화 우려로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2일부터 27일까지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 기간 팔아치운 금액은 2조9417억원에 달했다. 4년 만에 외국인의 순매도 최장 거래일이다. 외국인의 지난 2015년 12월2일부터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한 바 있다. 당시 외국인은 3조705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이달 들어서만 2조96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8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로 코스피가 1900선이 무너지던 당시 순매도 규모(2조2933억원)보다 더 크다. 

외국인은 지난 26일에만 8576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 정기변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MSCI EM지수 내 중국A주의 편입 확대로 중국 비중이 커지는 반면 한국 비중이 줄게 된 영향이다. 

11월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147억원, SK하이닉스는 3118억원 순매도했다. 두 기업에 이어 셀트리온(2146억원), KT&G(1753억원), 현대차(1693억원), NAVER(1623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위주로 순매도했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외국인 매도세가 거셀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 우려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한 457억달러를 예상한다”며 “기저효과가 반영돼 12월부터는 한 자릿수 초반대 감소하나 수출 모멘텀 개선으로 보기는 무리”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라 국고채 장단기물 금리가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은 전일보다 0.019포인트 내린 1.456%로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0.036%포인트 0.036%포인트 내렸다. 20년물은 0.054%포인트 내린 1.604%로 장을 마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과 9월 두 달 연속으로 외국인들이 상장채권에 1조4000억원 순투자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내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중 무역협상 상황과 국내 수출 등 경기 영향으로 국내 주식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위험회피 심리가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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