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뽑기' 등 과도한 과금 요소 유저들에게 '뭇매'

리니지2M 플레이 화면 / 사진=원태영 기자
리니지2M 플레이 화면 / 사진=원태영 기자

올해 하반기 최대 기대작 ‘리니지2M’이 지난 27일 정식 출시됐다. 리니지2M은 출시전부터 사전예약자 7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유저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게임이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출시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다수다. 다만 퍼플을 통한 PC 플레이만큼은 기대 이상이었다.

리니지2M은 지난 2017년 6월 리니지M 성공 이후 엔씨소프트가 2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니지2M을 직접 소개하며 “단언컨대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리니지2M은 엔씨 기술력의 정수가 담긴 게임이다. 4K UHD급 그래픽 구현은 물론, 1만명 이상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서버와 로딩 없는 움직임이 가능한 ‘심리스 로딩’ 기술도 적용됐다. 

지난 10월 열린 리니지2M 콘텐츠 설명회에서 백승욱 리니지2M 개발실장은 “모바일게임에서 유저들이 바라지만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구현하고자 리니지2M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백 실장은 PC게임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그래픽, 존과 채널 방식이 아닌 원 채널 심리스 월드, 여러 가지 충돌 처리 등을 개발 목표 예시로 들었다.

사진=원태영 기자
시네마틱 영상 모습 / 사진=원태영 기자

유저들은 리니지2M에 처음 접속하면 화려한 시네마틱 영상을 만나게 된다. 시네마틱 영상을 통해 스토리를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 생성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시작부터 데이터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기자는 갤럭시 S9으로 이번 리니지2M 플레이를 진행했다. 전반적인 플레이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간혹 이동 과정에서 데이터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아울러 그래픽 역시 기대했던 최고 수준의 퀄리티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옵션을 상으로 올렸음에도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픽만 놓고 봤을 땐, 지난해 펄어비스가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더 뛰어난 느낌이었다. 

앞서 엔씨가 강조한 로딩 없는 움직임은 어느정도 체감이 됐다. 보통 모바일게임에서는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로딩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는 게임의 몰입도를 깎아먹는 요소다. 반면 리니지2M에서는 별다른 로딩이 없어 게임 몰입도가 끊기지 않았다. 아울러 리니지2M은 모바일 MMORPG 중 처음으로 캐릭터간 충돌처리도 구현했다. 향후 충돌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전술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게임을 1시간 가량 진행하자, 스마트폰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배터리 역시 빠른 속도로 닳고 있었다. 일부 퀘스트 구간에서는 계속해서 튕기는 현상도 발생했다. 공식 사이트 등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배터리 소모와 발열이 심하고 게임이 갑자기 중단되는 등 최적화가 미흡하다는 유저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리니지2M의 클래스 뽑기 유료 상품. / 사진=원태영 기자
리니지2M의 클래스 뽑기 유료 상품. / 사진=원태영 기자

특히 유저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은 과도한 과금 유도였다. 리니지2M은 기존 리니지M이 지닌 과금 구조를 그대로 계승했다. 대표적인 것이 경험치와 아데나 획득량을 대폭 상승시켜주는 ‘아인하사드의 은총’ 시스템이다. 아인하사드의 경우 전작인 리니지M에서도 유저들의 불만 1순위였던 과금 요소다. 보너스 경험치를 얻기 위해선 아인하사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빠른 성장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문제는 아인하사드 구매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지금은 게임내 이벤트로 아인하사드를 어느정도 공급하고 있지만, 리니지M 출시 초기에는 아인하사드 구입에만 한달에 수십만원을 썼다는 유저들의 불만이 줄을 이었다. 

리니지2M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유저들의 레벨이 낮아 아인하사드 소모량이 크지 않지만, 향후 고레벨 단계에서는 아인하사드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최초로 도입된 ‘클래스 뽑기’도 유저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엔씨는 클래스 전직을 유료 결제 상품으로 출시했다. 레벨업을 통한 클래스 전직도 가능하지만, 높은 등급을 빠르게 얻기 위해선 유료 결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빠르다. 보통 이러한 유료 아이템의 경우, 검이나 방패 등 장비 아이템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엔씨는 한발 더 나아가 클래스 전직에 확률형 유료 모델을 적용했다. 일부 유저들은 엔씨의 과도한 과금 유도에 질려 벌써부터 게임을 떠나기 시작했다. 

리니지2M을 PC에서 실행시킨 모습. / 사진=원태영 기자
리니지2M을 PC에서 실행시킨 모습. / 사진=원태영 기자

다만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 ‘퍼플’을 통한 PC에서의 리니지2M 플레이는 기대 이상이었다. 보통 앱플레이어를 통해 모바일게임을 하는 경우, 미묘한 입력 지연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반면 퍼플에서는 이러한 입력 지연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PC 온라인게임을 하는 것처럼 리니지2M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모바일기기에서 발생했던 버벅임 현상도 PC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PC 버전에서는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 리니지2M의 높은 그래픽 퀄리티를 느낄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유저 인터페이스(UI) 자체의 변화는 없다보니, PC에서 플레이하기에는 조금 어색했다는 점이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UI 부분만 PC 게임에 맞게 변형시켜준다면, 다른 PC 온라인게임과 비교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비록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출시 첫날 서버가 터지지 않은 것만 해도 엔씨의 서버관리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라며 “다만 과도한 요금 체계 등은 다소 손을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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