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구글·디즈니 등 앞다퉈 구독 서비스 출시

이미지=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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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동영상 서비스 구독에 이어 이제는 게임까지 구독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동영상 구독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가운데, 게임 구독 서비스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회원 가입을 통해 매달 일정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모델을 의미한다. 과거 매일 배달되던 신문이나 우유가 대표적인 구독 서비스 사례다. 

외국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16년 4200억 달러(495조원)에서 2020년 약 5300억 달러(6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2023년 전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들이 구독 서비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넷플릭스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수천개가 넘는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했다. 소비자는 매달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해당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각 영상을 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구독료를 지불하고 해당 영상을 한꺼번에 보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매월 들어오는 구독료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최근 신규TV 스트리밍서비스인 ‘애플 티비플러스’, 뉴스·잡지 구독 서비스인 ‘애플 뉴스플러스’ 등을 선보였다. 디즈니 역시 구독형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최근 출시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5개 채널을 통해 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영화 500편, TV시리즈 7500여편 이상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향후 구독 서비스가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최근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구독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 대표는 콘텐츠 생산·유통 과정에서의 가장 큰 변화가 직거래에 있다고 봤다. 그는 “플랫폼과 기술이 제공되면서 (카카오) 브런치처럼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간에 직거래가 트였다”며 “콘텐츠와 소비자가 만나는 방식으로 구독이 새롭게 떠올라 콘텐츠의 직접적인 유통에 굉장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최근 2020년 상반기 중 뉴스를 포함한 콘텐츠 서비스 틀을 구독모델로 바꾸겠다고 밝힌바 있다. 뉴스 외에도 브런치나 동영상 등 카카오와 다음 내 다양한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게임업계 역시 구독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게임의 경우 과거에도 일부 구독서비스가 존재하긴 했지만 통신 기술의 한계 등으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의 성공과 5G의 출현 등으로 인해 글로벌 IT 공룡들이 본격적으로 게임 구독 서비스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9월 애플이 공개한 ‘애플 아케이드’는 월정액제를 도입해, 매달 구독료를 내면 애플 아케이드에서만 단독 서비스되는 100여종 이상의 프리미엄 게임을 제한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6월 열린 게임쇼 ‘E3 2019’에서 새로운 PC용 게임 구독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 포 PC’를 공개했다. 해당 서비스는 월 9.99달러로 최신 게임을 무제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구글도 지난 9월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구글 플레이 패스’를 출시했다. 월 구독료는 4.99달러다. 구글 플레이 패스에 가입하면 광고 또는 앱 내 결제나 선불 결제가 없는 350개 이상의 앱과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국내 게임사 중에는 넷마블이 구독경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웅진 코웨이를 연내 인수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게임과 렌탈 사업 시너지 효과로 `스마트홈 구독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넷플릭스가 구독경제의 힘을 잘 보여준 사례다. 이제는 IT·게임을 넘어 제조업 등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구독형 모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독형 모델이 각광받으면서 앞으로는 플랫폼 업체들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게임 구독 서비스가 향후 대중화될 경우, 게임 과금 방식 자체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게임 자체는 무료로 이용하고 게임 내 재화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부분유료화’가 대표적인 과금 방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구독형 방식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경우, 부분유료화 방식이 힘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부분유료화와 관련해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태”라며 “게임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독형 방식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경우 국내 게임사들도 이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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