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올 3분기 삼성전자 출하량 전 분기 比↑···QLED TV 출하 점유율 2배 성장"
4분기 패널 가격 하락세 지속···TV 제조사, 공격적 영업 박차
패널 값 떨어지자 2배 성장한

지난달 개최된 ‘2019 한국전자전(KES 2019)’에 전시된 삼성전자 QLED TV. / 사진=삼성전자

올해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QLED TV 출하량이 최초로 500만대를 돌파했다. 반면 삼성전자에 TV용 패널을 공급하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역설적으로 TV 판매 확대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공급 입지가 다소 좁아질 전망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세계 TV 출하량은 549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가 침체됐던 직전 분기 보다는 출하량이 16.8%나 늘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광군제 및 북미·유럽의 쇼핑 성수기가 임박하면서 TV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양산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출하량 점유율 1위를 사수했다. 올 3분기 삼성전자 TV 출하량은 1041만대로 직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1년 전 보다도 6.8% 증가한 출하 실적이다. 이에 전체 TV 시장에서 18.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의 주력 TV 제품인 QLED TV 출하량은 사상 최초 500만대를 돌파하면서 2.5% 출하량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2.5% 점유율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수치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가격 인하 정책을 QLED TV의 흥행 원인으로 꼽았다. 경쟁사 대비 공격적인 판촉 전략을 통해 QLED TV 판매를 대폭 늘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가격 전략은 QLED TV의 중심 부품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TV 제조 원가를 대폭 낮추고 이를 통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리스 후 트렌드포스 연구원은 “모든 패널 사이즈의 판매 가격이 제조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올 4분기 패널 제조사들이 가격 안정세를 위해 감산에 나서고 있다. 저가 보합권에 들어선 LCD 패널 가격은 브랜드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중국 패널 제조사의 10.5세대 라인 가동에 따라 LCD 패널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55인치 LCD 패널의 평균 가격은 98달러(약 11만5000원)로 올해 1월(143달러)과 비교하면 31.5% 가격이 떨어졌다. 대형 TV의 기준이 된 65인치 패널 가격은 지난달 말 160달러(약 18만9000원)로 집계되면서 올해 1월(224달러)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국내외 업계가 LCD 감산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연내 가격 반등은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의 TV 사업은 흥행했지만 패널을 공급하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는 다소 축소됐다. LCD 패널 사업에서 수익성이 저조하자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 비중을 줄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가 중국의 LCD 패널을 채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내년 한국 LCD 팹 생산능력이 줄면서 내년 한국 TV 제조사들의 패널 공급선이 대폭 변화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중국 CSOT와 CEC의 패널 물량 채용을 늘릴 예정"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TV 사업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QD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13조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실제 공장 가동은 2021년에서야 시작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저조한 TV용 LCD 사업 대신 중소형 OLED 사업에서 보폭을 크게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선 애플, 화웨이 등 굵직한 스마트폰 제조사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더욱 굳혔다. 여기에 갤럭시폴드 등 완성도 높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내놓으면서 고부가 수익원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공사를 재개한 아산 A5 공장에도 플렉시블 OLED 라인이 깔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LCD 사업은 중국에 따라 잡혔지만 중소형 OLED 시장에선 주도권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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