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베네수엘라는 2010년부터 연동형 비례제 아닌 병립형 제도 택해···현재 한국이 병립형 제도”
“병립형은 표의 등가성 보장 안 돼 승자독식 구조···연동형 비례제가 표의 등가성 보장”

녹색당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차베스가 될 것’이라는 발언은 사실 관계가 틀리다고 27일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오히려 2010년부터 연동형 비례제가 아닌 한국과 같은 병립형 제도를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25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는 황교안 대표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홍 전 대표는 “선거법은 절대 야당의 동의 없이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 강행 처리가 되면 우리는 총선을 거부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이런 식으로 선거제도를 바꿔서 20년을 집권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베네수엘라에서나 할 수 있는 제도이지 한국에는 맞지 않는 제도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선거법 개정을 강행 처리한다면 문 대통령은 차베스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녹색당은 2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전 대표의 발언은 사실 관계가 틀린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최근 홍준표 전 대표가 황교안 대표를 방문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베네수엘라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가짜뉴스다”며 “베네수엘라는 2010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병립형(지역구 따로, 비례대표 따로 뽑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 한국이 지금 채택하고 있는 제도가 병립형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완전히 거꾸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당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전체 국회의원의 70% 정도는 지역구에서 뽑고, 30%를 비례대표로 뽑는다. 베네수엘라의 선거 제도가 ‘연동형’이 아니라 ‘병립형’이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국회의석을 정당지지율에 따라 배분하기에 ‘표의 등가성’이 보장된다. 그러나 병립형제는 지역구는 지역구대로 뽑고 일부 비례대표만 정당지지율에 따라 배분하기에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선거에서 1등만 당선되고 1등을 뽑지 않은 나머지 표는 죽은 표가 된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201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48.3%를 얻은 정당(여당)이 96석을 차지하고, 47.2%를 얻은 정당이 64석을 차지했다. 여당이 지역구에서 71석을 차지한 반면 야당은 지역구에서 38석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201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이번에는 56.21%를 얻은 야당 측이 전체 의석의 65.27%(167석중 109석)를 차지했다.

하 위원장은 “이렇게 ‘표의 등가성’이 깨진 선거를 한 것이 베네수엘라의 정치 갈등을 악화시켰다. 민심이 고르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베네수엘라의 교훈은 오히려 지금 하고 있는 병립형 제도를 버리고 하루빨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또 녹색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좌파 장기집권 음모 또는 좌파 개헌선 확보 음모라는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이것 역시 완전한 가짜뉴스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좌파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정당득표율을 높일 수 있는 정당에게 유리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인 독일은 보수정당인 기독교민주당이 2005년부터 14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우파장기집권 음모라고 할 것인가”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표심을 공정하게 반영할 뿐이다. 보수든 진보든 정당득표율을 올리면 집권이 가능하고, 정당지지를 얻지 못하면 집권이 어려운 것이다. 공정하게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차베스 될 것’이라는 발언은 사실 관계가 틀리다고 2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 사진=녹색당
녹색당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차베스 될 것’이라는 발언은 사실 관계가 틀리다고 2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 사진=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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