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2일 기준 신규 상장사 22곳 중 8곳 공모가 밑돌아
하반기 기대주로 꼽혔던 녹십자웰빙, 한화시스템 등도 약세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표=시사저널e.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표=시사저널e.

올해 4분기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 중 약 40% 가까이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종목들도 포함됐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며 좋은 흐름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후 이달 22일까지 총 22개(스팩 제외) 기업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곳 대비 소폭 늘어난 수치다. 공모금액은 1조58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32억원 대비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0월과 11월에 각각 상장한 롯데리츠(4299억원)와 한화시스템(4026억원)의 영향이 컸다. 

이들 중 14곳은 공모가를 넘어서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공모가 대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새내기주는 합성신약 업체 티움바이오였다. 티움바이오는 지난 26일 2만55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공모가(1만2000원) 대비 41.6% 상승한 것이다. 공모가 대비 30% 이상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이 기업뿐이었다. 이밖에 아이티엠반도체(29.1%), 티라유텍(27%) 등도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폭이 큰 종목들이었다.

하반기 IPO 대어로 꼽현던 롯데리츠, 지누스 등도 순항하고 있다. 롯데리츠는 첫날 급등에 힘입어 공모가 5000원 대비 22.6% 높은 6460원을 기록했다. 공모 과정에선 흥행에 실패했던 지누스 역시 상장 이후 오름세를 보이며 공모가(7만원)보다 25.4% 높은 9만3800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나머지 8곳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이 중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미디어젠의 주가는 지난 26일 7280원을 기록, 공모가인 1만600원 대비 45.6% 가량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로 증시에 입성한 라파스도 공모가 대비 25.4% 낮은 1만5950원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특히 IPO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녹십자웰빙과 한화시스템도 상장 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바이오 기대주로 꼽혔던 녹십자웰빙은 단순 기관경쟁률 657.93대 1,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 657.66대 1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공모가도 희망 공모가밴드 최상단인 1만1300원에서 결정됐지만 지난 26일 기록한 주가는 이보다 13.6% 낮다. 한화그룹 방산 업체로 주목을 받았던 한화시스템 역시 공모가(1만2250원) 대비 14.5% 떨어진 1만700원에 거래됐다.

국내 증시가 4분기 들어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주가 흐름으로 평가된다. 실제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4.4% 상승했다. 코스피는 2.8%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은 주관사가 책정한 기업의 적정가치와 기업의 성장 기대가 투자자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단기적인 투자 수요에 따라 공모 과정에서 흥행이 됐을 수도 있지만, 결국 상장 이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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