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캐나다AI액셀러레이터 선정 10대 키워드에 '투자·K-스타트업·규제' 올라···업계 "생태계 인식 개선됐지만 규제 완화 필요"

표=조현경 디자이너
/ 표=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유니콘 기업은 곧 10개를 넘어서고, 벤처투자액은 작년보다 약 20% 증가한 3조4000억원 정도까지 늘었다. 벤처 4대 강국이 목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컴업(Comeup2019)’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올해 벤처 생태계에서는 유니콘 기업과 벤처투자액 증가 덕에 K-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스타트업과 해외 자본의 유입도 국내 생태계에 한몫 했다.

27일 벤처기업협회와 서울벤처인큐베이터, 캐나다 AI액셀러레이터 해피소나에 따르면 ‘2019 창업 생태계 10대 토픽’은 ▲스타트업 투자 확대 ▲스타트업 규제 ▲스타트업 일자리 ▲지자체의 스타트업 육성 ▲스타트업 공간 ▲데모데이 ▲소셜벤처 ▲K-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부 ▲대기업의 스타트업 육성이었다.

올해는 정부 지원책이나 벤처투자 같은 토픽들이 이목을 끌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벤처투자액이 3조5249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하면서 투자 흐름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들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자체적으로 기업을 소개하는 ‘데모데이’도 눈에 띈다.

특히 ‘K-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올해 토픽으로 떠올랐다.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국내 스타트업들을 일반적으로 K-스타트업이라고 일컫는다. K팝, K뷰티 등에서 착안된 말이다. 글로벌 사업에 진출하는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K-스타트업 또한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핑크퐁’ 개발사 스마트스터디,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해진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해외 기업과 투자자들이 국내 콘텐츠들에 관심을 보이는 사례도 많아졌다. 글로벌 인터넷기반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Jtbc 등 케이블‧종편 방송사와 계약하며 한국 콘텐츠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해외 투자자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스타트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벤처업계에서는 창업 생태계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됐고, 국내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K-스타트업이 키워드로 떠오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데이터·공유경제·핀테크 관련 국내 규제가 여전해 벤처 생태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차량공유 스타트업들은 검찰의 불법 판단으로 인한 기소 및 사업을 막는 법안 탓에 힘들어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IT(정보기술)산업 데이터 활용을 자유롭게 하는 데이터 관련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창업 생태계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대기업 및 지자체의 스타트업 육성 등에 힘입어 역동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그러나 더딘 규제 개선과 신산업 분야에 대한 사회적 갈등, 데이터 3법 처리 불발 등 창업을 위한 혁신 동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창업 생태계가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창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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