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실적 부진 지속···양대 항공사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물량 감소가 원인"
갈등 완화 국면···"대외 여건 호전 가능성 커져 내년 1분기 이후 실적 개선 가능할 듯"
아시아나항공, 지난 13일 화물기 매각하는 등 정리 추세지만 향후 수요에 맞게 탄력적 대응 계획

미국과 중국 의 무역협상과 관련해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지면서 국내 양대 항공사의 화물 부문 실적 개선 가능성도 커졌다. 그동안 대한항공와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 실적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미·중 무역 긴장 관계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 합의는 무역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협정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업계의 시선은 양대 항공사의 화물 부문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들어 계속 화물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실적 흐름.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실적 흐름. /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대한항공은 올 3분기 화물 부문에서 전년에 비해 11.5% 감소한 1조9147억원의 매출액과 지난해보다 4.4% 줄어든 346.9원의 단위 당 수익(yield)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10.3% 쪼그라든 9509억원으로 집계됐고, yield는 전년 대비 10.8% 감소했다.

양측은 화물 부문 실적 부진의 이유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화물 부문 노선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44%였던 미주 매출 비중은 올 3분기 41%로 감소했다. 판매 지역별 매출 비중에서는 중국이 가장 높은데 이 역시 지난해 3분기 25%에서 23%로 줄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노선별 매출을 살펴보면 미주 노선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1602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출액에서 미주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한다.

양대 항공사는 고부가가치 품목에 집중하고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주요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를 넘어서진 못했다.

시장에선 미·중 긴장 관계가 완전히 풀리고 그 영향이 실적에 반영되는 것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리라고 예상한다. 다만 4분기가 전통적인 화물 성수기이고 완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화물 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은 가능하다고 관측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미·중 사이에 긴장 관계가 완전히 풀리기 전까진 화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외 여건이 호전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내년 1분기 혹은 그 이후에 화물 부문 실적 개선이 가능해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별도의 화물기 도입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노후 화물기를 줄여나가는 추세다. 이 때문에 향후 화물 부문 상황이 상승세로 돌아섰을 때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양대 항공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지날 14일 기업설명회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고 “화물기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여객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가동률로 보면 공급을 20% 늘릴 수 있고, 화물기 탑재율도 70% 초반이라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노후 화물기 등을 정리하는 추세다. 지난 13일엔 등록번호 HL7247의 B767-300 기종을 매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수요에 맞는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물량 수요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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