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판권 계약 연말 종료 예정, 일동제약 “결정된 내용 없어”···쥴릭파마도 일부 품목 판권 확보 가능성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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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00억원대 매출 규모인 GSK(글락소 스미스클라인) 일반의약품 10개 품목의 판권이 동화약품에서 다른 제약사로 옮겨갈 예정이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일동제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단, 쥴릭파마도 일부 품목 판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동화약품이 보유하던 GSK 일반약의 판권 계약 기간이 오는 연말 종료될 예정이다. 당초 GSK와 동화약품의 판권 계약은 지난해 1월부터 오는 2020년 말까지 3년간이었다. 하지만 GSK와 화이자헬스케어의 합병으로 인한 신규 법인 설립 등 계약 상대방의 사정에 따라 1년을 앞당겨 올 연말 종료하게 됐다. 

해당 일반약은 10개 품목이다. 라미실과 오트리빈, 테라플루, 니코틴엘, 볼타렌, 잔탁, 드리클로, 폴리덴트, 브리드라이트, 센소다인 등이다. 이 품목의 연간 총 매출액은 600억원대로 파악되고 있어 동화약품에 이어 판권을 획득할 제약사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복수의 업계 소식통은 “GSK가 일반약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몇몇 제약사에 제안을 하고 판권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선 일동제약의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유력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올 3분기 누적 활성비타민 아로나민 시리즈 제품이 525억3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의 13.29%를 점유한 수치다. 또 활성비타민인 엑세라민이 같은 기간 99억3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일반약 비중이 다른 제약사에 비해 높은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하순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라니티딘 제제 판매 중지 조치로 인해 일동제약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과 알비스 제네릭 더블원을 판매해 온 일동제약의 손실은 총 2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알려졌다. 

또 아로나민 시리즈 매출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599억여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이 이어질 경우 올해 아로나민 시리즈 매출은 7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이 같은 사유로 인해 일동제약이 다른 제약사에 비해 10개 품목 판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단순하게 업계에서 확산되는 소문이 아니라, 일정 부분 객관적 근거가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는 모습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GSK와 접촉했고, 일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단, 10개 품목 중 일부 판권은 쥴릭파마로 넘어갈 가능성도 관측된다. GSK와 쥴릭파마의 협상 결과에 따라 가변적인 상황이다.   

총 600억원대 규모의 일반약 판권은 해당 업체의 직접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반약 비중이 높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조건이다. 제약사가 직접 제조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매출에 이익이 되는 ‘상품’으로서 GSK 일반약 10개 품목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수익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연간 600억원대 규모의 일반약은 대단히 매력적이다”며 “관측대로 일동제약이 GSK와 계약할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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