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선거법 부의는 불법·무효”···여상규 법사위원장, 文의장에 공문 “중대한 법률적 하자”
유승민 “힘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이인영 “국회,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앞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26일 황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앞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26일 황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이 하루 앞둔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기 위한 행보에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 관측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법안의 지정 과정에서의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이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즉각적으로 철회해야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여야 4당 공조에 함께했던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건조정위 90일을 보장하지 않고 며칠 만에 날치기 불법 표결에 따른 부의여서 명백한 불법”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27일 부의는 불법이며, 그 부의는 무효”라고 재차 밝혔다.

이어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저희는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논의하는 것이 진정한 협상이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위헌성을 검토하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들어가는 선거법은 논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을 제외한 ‘여당 2중대’의 연합체의 야합으로 처리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당은 이날부터 매일 진행되는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의 패스트트랙 관련 협상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을 이어갔고, 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공문을 통해 부의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여 위원장은 공문에서 “선거법 개정안에는 중대한 법률적 하자가 있다”며 “선거법 개정안의 부의를 연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안건의 본회의 부의 여부는 안건조정기간 90일을 더하거나 최소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요청이 있었지만, 안건조정위원회에서의 논의 없이 강행 처리돼 현재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이 청구돼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재판 중인 선거법 개정안을 예정대로 오는 27일 부의해 처리할 경우 향후 법적 다툼, 효력 상실 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도 한국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비당권파 수장격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단식 중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찾아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중단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 하는 것이니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재차 협상을 촉구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높다. 지금은 단식할 때가 아니라 협상에 나설 때”라며 “제1야당 대표의 정치력을 기대한다. 국회의사당으로 돌아와 대화와 타협을 지휘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합의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모든 쟁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협상하자”며 “앞으로의 일주일은 국회의 모든 지도자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오전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농성장을 나서며 한국당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오전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농성장을 나서며 한국당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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