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행사 메인 스폰서 맡고 지사 설립도 활발
모바일시대 들어서며 시장 규모 급성장…테스트베드로서 가치 높아

슈퍼셀 브롤스타즈 경기 모습. / 사진=슈퍼셀
슈퍼셀 브롤스타즈 경기 모습. / 사진=슈퍼셀

우리나라 게임엄계가 실적 악화로 고심하고 있지만 게임시장 측면에서 우리나라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글로벌 게임사들은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 주목하며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된 ‘지스타 2019’ 메인 스폰서는 국내 게임사가 아닌 글로벌 게임사 ‘슈퍼셀’이었다.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18' 역시 글로벌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해외 기업이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아울러 2년 연속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우리나라 업체가 아닌 해외 기업이 맡았다.

글로벌 게임사들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법인 설립도 활발하다. 아울러 한국 유저들을 위한 각종 콘텐츠 추가 및 이벤트에도 적극적이다.

◇지스타 메인 스폰서 2년 연속 글로벌 게임사가 맡아

핀란드 게임업체 슈퍼셀은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 첫 대회를 이달 지스타 기간에 개최했다. 프랭크 카인엔부르크 브롤스타즈 개발 책임자는 “한국에서 매달 400만 명이 브롤스타즈를 즐기고 있다”며 “한국 팬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브롤스타즈를 중심으로 지스타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슈퍼셀 한국 지사인 슈퍼셀 코리아는 200평 규모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게임하고 교류할 수 있는 ‘슈퍼셀 라운지’를 지난달 정식 개설하기도 했다.  

룽쿠코리아, 라인콩코리아, 가이아모바일 코리아 등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 지사 설립도 활발하다. 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지스타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빈자리를 채운 것 역시 중국 게임사들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며 국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한 영향이 크다. 국내 게임 시장은 최근까지 거의 매년 10% 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6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369억달러), 중국(365억달러), 일본(190억달러)에 이은 전 세계 4위 규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게임 매출 상위 10개 국가 중 국가별 명목 GDP 대비 게임 시장 매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로 한국이 꼽혔다.

90%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보급 비율도 모바일게임 ‘테스트베드’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특히 높은 보급율과 더불어 전국에 깔려 있는 4G망과 최근 깔리기 시작한 5G망은 모바일게임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훌륭한 통신망을 비롯해 한국 유저들은 게임에 있어 깐깐하기로 유명하다”며 “한국에서 인정을 받을 경우,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많은 게임사들이 한국에서 자신의 게임이 인정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라이엇코리아, 한국 문화유산 보호에 앞장서

모바일게임사 뿐만 아니라, PC 온라인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게임사들 역시 한국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는 이미 지난 2004년 한국 지사인 블리자드코리아를 설립, 10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다. 아울러 최근 선보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와 관련해 아시아 서버와 별개로 한국 서버를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의 한국 지사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지난 2012년부터 약 8년 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사회환원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올해 열린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개발사 차원에서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 역시 지난해 지스타에서 메인 스폰서를 맡는 등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트나이트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북미, 유럽 지역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에픽게임즈가 매출만 따지면 작은 시장인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한국이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본고장인 한국에서 포트나이트의 흥행을 성공 시키겠다는 계산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장민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한국 유저들은 트렌드에 매우 민감한 측면이 있다”며 “중국이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한국은 인구는 적지만 아시아 트렌드를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게임뿐만 아니라, 케이팝 등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며 “이런 이유로 글로벌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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