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공장 투자협약 체결, 2030년까지 15억5000만달러 투자···인도네시아 지난해 자동차 수요만 115만대
올 12월 착공해 2021년 말 15만대 생산 규모 계획···일본차 강세는 이겨내야 할 과제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 시장 등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신흥 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점유율 향상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6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아이르랑가 하르탄토 경제조정부 장관 등 인도네시아 주요 인사들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해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아세안 지역 발전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2017년부터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 공장은 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브카시라는 도시의 델타마스 공단에 건설된다.

총 투자비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달러다. 현대차는 올해 12월 착공을 시작해 2021년말 15만대 생산 규모로 가동할 예정이다. 향후 최대 생산 능력 목표는 25만대로 잡고 있다.

현대차 측은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시장 상황 속에서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최근 주요 시장인 중국 등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약115만대의 자동차 수요를 보였다. 경제 성장 역시 연 5%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인구 역시 2억7000여만명에 달하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다만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의 ‘일본차의 위상’은 뛰어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동남아 시장은 일본 자동차업체의 강세가 확연하게 나타나는 지역이다. 인도네시아만 하더라도 자동차 판매 상위 5개 브랜드가 모두 일본 업체고, 이들 업체의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이에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 지역에서 안정적인 제품을 빠르게 개발, 생산, 판매하기 위해 별도 조직을 구성하고 현지 부품사와 기술 제휴 등 긴밀한 협업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생산, 판매 체계도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서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 생산 방식(BTO)’을 새롭게 적용한다.

BTO 방식 도입 시 소비자들은 제품 사양을 주문 시 선택할 수 있고, 생산자는 재고 관리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인도네시아 공장과 현대차 베트남 생산 합작법인(HTMV) 간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함께 연 6만대 수준의 CKD(반제품 조립) 공장을 운영 중이며, 2020년 하반기 10만대까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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