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들 매대 공식 변화···잘 팔리는 상품 최대한 많이 배치
신선식품, 간편식 전문매장 리뉴얼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매출 신장률 기대 이상
'1층에는 화장품' 백화점 공식도 깨져···매출 잘 나오는 프리미엄 위주로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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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기운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들이 점포 리뉴얼 등으로 반격에 나섰다. 대형유통업체들은 매대 공식까지 바꾸고 나섰다. 소비자들이 좀 더 자주 찾고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점포 리뉴얼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매장의 방문한 고객의 동선과 눈높이에 맞춰 상품을 배치하는 것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그간 유통업체들은 1층에 입구에는 뷰티, 2층은 공산품, 지하는 식료품 등 나름대로 공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 공식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이런 변화는 철저히 온라인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2인 가구들이 소량, 소품목 구매를 주로 온라인에서 하면서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을 다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간편식 상품 비중이 늘어난 것은 온라인으로 넘어간 1인가구를 붙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매대의 변화를 넘어 점포 자체를 리뉴얼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인 가구 증가세에 발맞춰 슈퍼마켓 매장을 아예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매장 리뉴얼은 올해 말까지 총 50개를 목표로 진행된다.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 상반기까지 오픈을 마친 40개점에서 리뉴얼 이후 매월 15% 이상의 매출 상승률을 나타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동네 슈퍼마켓은 고객들이 당일 먹을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일 찾는 공간이기에 서비스를 진화시키면 단골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층별로 입점 상품이 가장 뚜렷했던 백화점도 최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포함해 주요 점포를 프리미엄 매장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가며 포문을 열었다.

‘백화점 1층=화장품 매장’이라는 공식을 깨고 명품 매장으로 변신했다. 2층과 5층에는 각각 여성용 명품 매장과 남성용 명품 매장으로 꾸미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개편 작업을 잠실점, 부산본점 등 전국 주요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마트도 일렉트로마트 입점과 푸드코트 리뉴얼 등 기존점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전문점 사업 역시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는 등 경영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변신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면서 “이런 시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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