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기업은행장, 낙하산 반대 여론에 ‘오리무중’···내부 출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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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기업은행장, 낙하산 반대 여론에 ‘오리무중’···내부 출신 급부상
  • 이기욱 기자(gwlee@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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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위원장 출신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 두각···임상현 기업은행 전무, 전략기획에 강점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도 경쟁···재임 기간 실적 개선 ‘뚜렷’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과 임상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사진=기업은행 및 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과 임상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사진=기업은행 및 각 사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공공기관 인사 시즌과 맞물려 관료 출신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은행 안팎에서 크게 일고 있는 낙하산 인사 반발 여론으로 인해 분위기가 조금씩 반전되고 있다.

최근 내부 출신 인사들 중에서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는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과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수석부행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등이다. 뿐만 아니라 OB 인사 중에 이상진 전 IBK캐피탈 대표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전국금융노조 등 잇따라 ‘낙하산 반대’···한 풀 꺾인 외부 인사 하마평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 지부는 차기 행장 선임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4일 요구사항들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날 기업은행 노조는 공개서한을 통해 낙하산 행장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22일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힘을 실어줬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은 ‘낙하산 인사 배제’를 대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어떤 투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희·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김도진 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 행장이 배출된 만큼 애초 금융권에서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외부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 대표와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행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다양한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노조 측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형성되자 무게추가 점차 내부 출신 인사들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금융사와 공기업 인사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있는 현 정부의 기조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 수석부행장의 경우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과의 ‘맞바꾸기 인사’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석중·임상현·김영규·이상진 등 내부 출신 ‘급부상’

현재 내부 출신 인사 중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는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이다. 시 사장은 기업은행 강남기업금융센터장과 기업고객부장, 인천지역본부장 등을 거쳐 마케팅그룹 부문장(부행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7년부터 3년 동안 IBK자산운용을 이끌어 오고 있다.

시 사장은 지난 2016년 말에도 기업은행 부행장으로서 김도진 행장 등과 함께 기업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이기도 한 시 사장은 내부 직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 영업과 전략기획, 두 핵심 부문을 모두 경험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마케팅부문장 시절에는 ‘원 뱅킹’을 선보이며 기업은행 핀테크사업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2015년에는 모든 은행이 거절했던 토스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내 최고 핀테크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다만 업계 불황 등으로 사장 재임 기간 동안 IBK자산운용의 실적이 악화된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BK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54억원)에 비해 22.22% 감소했다. 취임 전인 2016년(48억원)과 비교해도 12.50% 줄어들었다.

시 사장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와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이 있다. 임 전무는 1982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뉴욕지점장, 퇴직연금부장, 경영전략본부 부행장, 경영지원본부 부행장 등의 요직을 거쳤고 IBK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한 후 지난 2017년부터 기업은행 수석부행장을 맡고 있다.

임 전무는 은행 내 요직을 섭렵한 만큼 전략기획 부분에서 큰 강점을 보이고 있다. 개별 사안에 국한되지 않고 은행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은행 내부에서 최근까지 남아있는 만큼 다른 후보들보다 현안에 밝은 상황이다. 지난 2016년에는 IBK저축은행 대표로 부임해 창사 이래 최대 이익을 시현하기도 했다. 반면 오랜 기간 기획 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했던 만큼 영업력과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영규 사장은 기업은행장과 동시에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에도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업계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사장은 기업은행 능곡지점장과 남동공단지점장, 인천지역본부장 등 현장 영업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기업고객본부 부행장을 맡게 됐다.

2017년 12월 IBK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한 이후 1년 동안 무려 61.8%의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 361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584억원으로 급증했으며 기업은행 내 IBK투자증권의 비중도 14.7%에서 18.4%로 확대됐다.

다만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3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82억원)보다 8.9% 감소했다. 현장 영업 능력에 비해 전략기획 업무 경험이 부족해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은행을 맡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 사장 임기를 2년만 수행했기 때문에 추가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비교적 최근 현직을 떠난 OB 중에서는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전 사장은 1986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일산중앙지점장과 기업개선부장, 여신관리부장, IB본부부행장, 경서지역본부장, 여신운영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여신 부서에 오래 근무한 ‘여신통’으로서 지역본부장 부임 후 중하위권인 경영 성적을 6개월 만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지난 2017년 2월부터 올 2월까지는 사장으로서 IBK캐피탈의 급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2016년 682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이 전 사장의 취임 후 786억원으로 15.2%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902억원을 기록했다. 임기 내 실적 상승률은 32.26%에 달한다. 이 전 사장이 떠난 올 3분기 IBK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763억원으로 지난해(820억원)보다 7% 감소했다.

이기욱 기자
금융투자부
이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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