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교체주기 도래한 ‘폐배터리’, 암도 유발한다는데···대책 있나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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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환경보전법, 지자체에 반납만 명시···폐배터리 활용시장 성장세 크지만, 재활용·재사용에 시간 소요돼
수수방관 했던 정부, 뒤늦게 배터리 업계 채근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전기차에 공급된 폐배터리의 교체주기가 도래함에 따라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발암물질로 규정된 중금속을 내포한 폐배터리가 폭발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비는 더딘 실정이다.

전기차는 △순수 전기차(EV)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으로 나뉜다. EV는 이름 그대로 탑재된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만을 동력으로 삼는 자동차를 일컫는다. HEV와 PHEV는 내연기간과 전기모터가 혼합된 형태다. 다만 주동력원이 화석연료(HEV)와 전기(PHEV)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시장에 이 같은 전기차들이 속속 공급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1년이다. 2014년 처음으로 누적 1000대를 넘어섰으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연내 등록 전기차 2만대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통상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함에 따라 점차 성능이 저하된다. 통상 새 제품 기준 70~80% 수준으로 떨어지면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전기차 배터리로서 수명을 다했다는 의미다. 업계는 이 기간을 7~10년으로 보고 있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보급과 같이 향후 상당한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초기에 공급된 HEV, PHEV 모델들의 폐배터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문재는 폐배터리가 적재되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배터리의 3대 원료로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이 꼽힌다. 니켈화합물의 경우 비강암과 부비동암 그리고 폐암 등의 원인물질 중 하나다. 코발트도 폐암의 발암물질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망간도 유해물질로 분류된다. 특히 적재 중 비·눈 등으로 인해 습기가 생겨 배터리와 만날 경우 불산이 생성된다. 토양으로 스미면서 오염을 야기한다.

재활용·재사용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재활용의 경우 배출된 배터리를 다른 용도로 활용함을 의미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70~80% 수준의 성능을 지닌 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로서 한계를 보였다는 의미지, 배터리 자체의 수명을 다한 것은 아니다”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선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수치여서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사용이 불가하더라도 완전히 버려지지 않는다. 배터리 핵심소재 분리기술을 바탕으로 주요 소재를 추출해 새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관련 기술개발 및 이를 활용한 사업에 속속 열을 올리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폐배터리를 수거해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 같은 재활용·재사용이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배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텐데, 이를 감당할만한 재활용·재사용에 있어선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정부의 수수방관적 태도를 지적한다. 보조금 등을 바탕으로 관련시장 확장에만 열을 올린 채, 뒤따르게 될 예상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선 외면했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가 폐차될 경우 폐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하도록 돼있다”면서 “법안에 반납에 대해서만 명시돼 있다 보니 반납된 배터리를 각 지자체가 특정 장소에 적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폐배터리가 쌓여가는 동안에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문제가 대두되자 배터리업계를 향해 ‘왜 대책이 없냐’는 식의 반응만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 관계자는 “대비가 전무했던 정부가 업계를 향해 채근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폐배터리 활용시장이 향후 높은 부가가치를 자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속히 이를 뒷받침할 정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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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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