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FDA 시판 허가
연구부터 임상, 시판까지 독자 개발한 것으로 기술력 입증
해당 신약으로만 1조원대 매출 전망···시총 5조~6조원 예상 나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어내 더욱 몸값을 높이게 됐다. 독자 개발로 SK바이오팜의 기술력을 입증한 데다 국내 바이오업체의 혁신 신약 중에선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가 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이날 오전 밝혔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으로 치료받는 환자 가운데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난치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다.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 상태에 있어 반복적으로 발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SK바이오팜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추진 중인 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바이오업계에서 임상 실패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SK바이오팜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뇌전증 치료 신약은 SK바이오팜이 2001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로 연구개발부터 임상, 시판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했다. 

신약을 통한 실제적인 매출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SK바이오팜을 주목케 한다. FDA의 세노바메이트 승인에 따라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내년 2분기에 미국 시장 출시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61억 달러(약 7조1900억원) 수준인데, 이 중 미국이 33억 달러(3조8900억원)를 차지한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만 연간 1조원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약효가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8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3억 달러(1조5324억원) 매출을 올린 뇌전증 치료제 빔팻(Vimpat)은 부분 발작의 50% 이상 감소 비율에서 38~41% 수준을 보인 데  반해 세노바메이트는 64%로 나타났다”며 “세노바메이트가 출시되면 국내 업체가 개발한 신약 중 처음으로 선진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5조~6조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억원에 당기순손실 1380억원을 냈지만 신약이 만들어낼 가시화된 실적을 고려하면 그만큼의 가치 측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뿐만 아니라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를 이미 미국 시장에 출시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대다수 바이오회사는 임상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상장에 나섰다. 미래의 신약 성공에 대한 담보와 기대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임상 실패 소식이 나오면서 바이오업종의 IPO에도 냉기가 돌았다”며 “SK바이오팜의 경우 블롬버스터급 매출 가능성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다른 바이오주 상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당초 올해 말 상장이 예상됐지만 상장예비심사 기간 등을 따졌을 때는 현실적으로 내년 초에 상장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의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고,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더욱 몸값을 높이게 됐다. 사진은 SK바이오팜의 한 연구원이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 사진=SK바이오팜, 연합뉴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으로 더욱 몸값을 높이게 됐다. 사진은 SK바이오팜의 한 연구원이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 사진=SK바이오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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