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 고발 건 위주로 사건 수사 진행···내년 검찰 개혁 후 기업수사 향방 주목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사 자금을 빼돌려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사 자금을 빼돌려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조국 수사’에 밀려 잠시 주춤했던 검찰의 기업수사가 연말을 맞아 활력을 되찾았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 사장 구속에 성공한 데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합병 사건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며 밀렸던 수사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우선 사정기관 고발 건들이 주목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검찰이 다른 기관에서 고발된 건들에 대해 들여다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타이어 관련 사건이다. 하청업체들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 사장이 지난 21일 구속됐다. 그는 차명계좌를 통해 하청업체로부터 매월 수백만원씩 5억원이 넘는 돈을 받고 계열사 자금 2억원을 빼돌려 대부분 개인적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수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조 조 사장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올 초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조 사장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였고, 결국 고발된 지 10개월 만에 구속했다. 조 사장 구속은 최근 검찰이 기업수사의 고삐를 당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재계에선 회자된다.

효성 계열사 부당 지원 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도 지난 21일 효성 계열사인 서울 마포구의 효성투자개발과 경기 수원의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해당 수사는 지난해 4월 공정위가 고발한 건과 관련이 있다. 공정위는 효성이 사실상 조현준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 지원했다며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잊혀가고 있던 삼성 관련 사건들에 대해서도 검찰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원합의체로 회부된 삼성 합병 사건과 관련해서도 보강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밖에 KT 불법정치자금 사건, 코오롱 인보사 사건 등 다수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검찰도 기업 사건을 계속해서 미결 상태로 두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검찰 개혁 움직임과 더불어 내년부턴 기업수사의 행태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 개혁이 주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관련 예산 및 인력을 줄이게 되면 수사에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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