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이자비용 9억6396만원에서 올 3분기 17억2132만원으로 증가
자본잠식도 가속화···자본총계 7164억원에서 5574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올해 초 자본잠식이 시작된 쌍용자동차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6년 말 이후 한 번도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 더욱이 영업손실은 늘고, 내야 할 돈인 이자비용은 올해 들어 급증하면서 재무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4분기 극적 반등이 없다면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쌍용차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 3분기 10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79.9%, 직전분기 대비 114% 손실이 확대된 것이다.

같은 기간 내야할 돈인 이자비용은 올해 급증했다. 금융비용 세부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말 9억6396만원으로 집계되던 비용은 올 3분기 17억2132만원으로 증가했다. 쌍용차는 올해 말에도 적자를 기록할 경우 한계기업이 된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째 이어졌다는 뜻이다.

쌍용차 영업익 및 이자비용 추세. /인포그래픽=이다인
쌍용차 영업익 및 이자비용 흐름. / 인포그래픽=이다인

올해 초 시작된 자본잠식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 1분기 쌍용차의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7492억원, 7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2분기 514억원의 분기손실을 기록하고, 3분기 1079억원의 분기손실을 내면서 3분기엔 자본총계가 557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자본금은 이전과 동일하다.

자본금과 자본총계의 격차가 328억원에서 1918억원으로 벌어진 것이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쌍용차의 재무 상황 악화는 신차 판매 부진 등에 따른 것이다. 쌍용차는 올해 렉스턴 스포츠, 신형 코란도, 티볼리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등을 출시했다.

그러나 타 브랜드의 경쟁 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신차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지난 2월 출시한 코란도는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 3월 2202대를 판매했다. 이후 실적 하락이 진행되며 지난달엔 1693대 판매에 그쳤다.

주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부분변경 모델 ‘베리 뉴 티볼리’는 예상보다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업계선 기아차 셀토스, 현대차 코나 및 베뉴 등 타 브랜드에서 동급 차종의 경쟁 차량이 연이어 출시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셀토스는 7월 출시 이후 7월 3335대, 8월 6109대, 9월 6109대, 10월 5511대가 판매됐다. 베뉴와 코나도 각각 매달 3000대가량의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티볼리의 실적은 7월 3435대, 8월 2317대, 9월 2125대, 10월 2149대를 기록했다.

경영난이 이어지자 쌍용차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임직원들에게 비상경영 착수 의사를 밝히고 임원 급여를 20%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9월엔 직원 복지를 중단·축소했다.

지난 21일 예병태 대표이사는 쌍용차의 전국 부품협력사 관계자들과 만나 “노사가 힘을 합쳐 근본적인 체질 개선 및 선제적 자구노력을 시행하고 있다”며 “쌍용자동차와 협력사가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로서 함께 힘을 합쳐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면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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