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SK 최태원, ‘오너경영’ 장점 살려 SK바이오팜 투자 결실 맺었다
  • 엄민우 기자(mw@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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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20년 만에 독자개발 뇌전증치료제 신약 FDA승인
최태원 SK회장. / 사진=SK
최태원 SK회장. / 사진=SK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오너경영의 장점을 살린, 최태원 SK회장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SK그룹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았다. 이로서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신약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최초의 제약사가 됐다.

SK바이오팜의 이 같은 쾌거는 최태원 회장의 인내력 있는 장기 투자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약개발은 통상 10~15년의 기간과 수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돼도 5000~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이번 승인이 단기성과에 목매지 않고 장기 투자 및 지원을 할 수 있는 오너 경영의 장점을 살린 결과로 분석되는 이유다.

SK는 1993년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불모지와 같았던 제약사업에 발을 들였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바이오‧제약 사업은 성장이 예상되는 영역인데다, 글로벌 시장에 자체개발 신약 하나 없던 한국에서는 ‘신약주권’을 향한 도전이었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SK바이오팜은 오직 혁신신약개발에만 매달렸다. 단기 재무성과에 목마른 기업 입장에서 큰 결단이었다.

2002년 최 회장은 바이오 사업의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낸다는 비전이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누어져 있던 조직을 통합, 신약 연구에 집중케 하는 한편, 다양한 의약성분과 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둬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지속토록 했는데, 이 역시 최 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약개발이야말로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투자와 장기적인 비전이 담보돼야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SK는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수천억 규모의 투자를 지속했다. 임상 1상 완료 후 존슨앤존슨에 기술수출 했던 SK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 문턱에서 좌절했을 때에도 최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해에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하고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채용함으로써 독자 신약 개발을 가속화 했다. 이때 역량을 강화했던 SK라이프사이언스가 이번에 FDA 승인을 얻은 엑스코프리의 임상을 주도했고, 발매 이후 미국 시장 마케팅과 영업까지 도맡을 예정이다.

이후 SK는 신약 개발 사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최태원 회장이 꾸준한 신뢰와 지원을 보낸 덕에 FDA가 요구하는 엄격한 기준과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춰 임상 전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노하우가 SK바이오팜에 축적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번에 SK바이오팜이 신약개발에 성공한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61억달러(약 7조 1400억원) 규모로 2024년까지 70억달러(약 8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SK는 엑스코프리로부터 발생되는 수익을 기반으로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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