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급성장, 지난해 이용자수 2500만명···5년 새 29배 늘어
배달앱의 변신, 이커머스 업계에 미묘한 긴장감 불러와
본격적으로 식재료, 공산품까지 취급하면 이커머스에 충분한 위협···‘배달앱은 음식을 주문한 곳’ 각인 넘어서야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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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주로 동네 음식점과 소비자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배달앱은 커피숍과 편의점으로 영역을 넓혔고 식료품과 생필품 등까지 취급하면서 이커머스와의 경계선까지 허물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배달앱 업체의 성장에 따라 향후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동네 치킨, 짜장면집이 주로 하던 배달 서비스가 배달앱의 등장으로 분식, 베이커리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먹거리를 집에서 시켜 먹을 수 있게 됐다. 배달앱의 등장은 배달을 이용하지 않는 일반 소비자들까지 스마트폰 안으로 끌어들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자는 2013년 87만명에서 지난해 2500만명으로 5년 새 약 29배가 늘었다.

배달앱 이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배달앱의 취급영역은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지난 4월 편의점 CU에 이어 8월 이디야 커피, 이달에는 대형마트의 일부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커머스의 영역까지 도전하고 있다. 수요가 많은 생필품, 식재료, 간편식 등을 직매입해 도심형창고에 보관한 후 주문이 발생하면 즉시 고객에게 배달해 준다. 배달의민족은 직매입 상품을 보관하는 도심형창고가 서울에만 13개가 있다.

단순히 음식배달에서 벗어나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최근 배달앱의 변신은 이커머스 업계에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이 식재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너도나도 새벽배송에 뛰어들고 있는데 먼 곳에서 출발하는 ‘택배’가 아닌 가까운 곳에 있는 식재료 등을 신속하게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더 선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서울 변두리에 있는 자체 물류창고에 식재료 등을 보관해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택배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도심을 여러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즉시배달이 가능하면 배달앱은 그 존재 자체로 이커머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배달앱의 음식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배달앱은 음식을 주문한 곳’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에 넘어야 할 산들은 많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배달앱 업체들도 이커머스와 견주는 시선에 대해선 선을 긋는 모습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커머스 등과) 영역이 겹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면서 “서비스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생겨난다. 다만 그 이용가치가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용자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배달앱 업체들이 이를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적극적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기반 플랫폼 사업은 이용자수가 얼마나 되느냐가 성공의 바로미터다. 1000만명을 넘은 이상 어떻게든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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