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외국인 200만 돌파···시중은행, 외국인 고객 모시기 ‘분주’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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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숫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은행권이 이들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외국인을 겨냥한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는가 하면 외국인 전용 센터도 운영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신한은행은 ‘쏠 글로벌(SOL GLOBAL)’을 출시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쏠 글로벌을 통해 영업점 방문 없이도 모바일 뱅킹 회원 가입 및 첫 해외송금 거래가 가능해졌으며, 공인인증서 없는 금융거래와 모바일 OTP 적용으로 외국인 이용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해외송금 통화별 환율우대 및 수수료 비교 서비스 ▲예·적금 및 체크카드 신규 ▲입출금 내역 및 환율 알림 ▲공과금 촬영 납부 등 외국인들이 꼭 필요로 하는 업무들을 충실하게 담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1월 들어 신규로 늘어난 외국인 고객 수만 3400명에 달한다”며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 수도 순조롭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서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외국인 고객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 4월 은행권 최초로 외국인 전용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IBK 글로벌 모바일 홈페이지를 열었다. 영어, 중국어 외에도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12개 언어를 지원해 외국인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연이어 외국인 근로자 전용 센터를 오픈했다. 지난해 11월에 경기도 김포시에 ‘대곶 일요송금센터’를 열었으며 12월엔 서울 명동에 위치한 ‘이지원(Easy-one) 센터’를 개소했다. 이지원 센터는 외국인 근로자 전용 센터로 명동을 방문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편하게 방문해 관광 정보와 더불어 환전과 외환 송금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역시 외국인 특화점포 8곳을 운영 중이다. 서울 오장동, 경기 안산과 화성, 평택, 김포 등에 주말 송금이 가능한 외환센터가 있다. 해당 점포에는 태국, 라오스, 러시아 등 현지 원어민 직원들을 채용하기도 했다. 외환송금센터가 개설된 곳은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지역 중심이다. 가장 최근에 외환송금센터가 생긴 김포 지역은 최근 3년간 외국인 근로자 증가율이 연간 5.6% 정도로 외국인 근로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도 5개의 외국인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운영을 시작한 신부동지점은 여러 개의 산업단지가 위치해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외국인 특화점포답게 베트남어, 태국어, 러시아어에 능통한 직원들을 배치했다.

외국인 전용 모바일 앱 출시에도 분주하다. 이번 신한은행의 ‘쏠 글로벌’에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외국인 전용 모바일 뱅킹 앱을 선보인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외국인 고객 전용 모바일 해외송금 서비스인 ‘우리글로벌퀵송금’을 내놨다. 해당 서비스는 영어, 베트남어 등 8개국 언어를 지원하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 4개국에 송금이 가능하다. 달러 송금만 허용되는 몽골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에는 각국 통화로 송금이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지난 7월 외국인 전용 모바일 뱅킹 앱인 ‘하나이지(Hana EZ)’를 출시했다. 해당 앱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16개 언어를 지원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금융권 최초로 앱 내의 모든 해외송금서비스에 송금진행 단계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스위프트 지피아이’(SWIFT GPI) 서비스가 적용돼, 실시간 송금경로 추적과 금액을 받았는지 여부를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느끼는 외국인 손님을 위해 기획 초기부터 개발, 테스트, 출시까지 당행 외국인 직원과 손님이 소통하며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고객이 언어의 불편함과 사용의 어려움 없도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권이 국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새로운 수익원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은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로 이들이 국내 경제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특히 국내 고객에 비해 외국인 고객은 해외 송금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은행에겐 송금 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외국인 고객이 일종의 블루오션”이라며 “은행권은 고객 유치 경쟁이 매우 중요한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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