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10명, 내년 3월 말까지 임기 만료
IBK·유안타·DB·대신증권, 3분기 누적 영업익 감소에 CEO 연임 부담감↑ 

올해 연말 및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10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선 사령탑 교체냐 연임이냐를 두고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에도 회사의 실적이 연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증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악화되며 일부 CEO의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는 총 10명이다. 올해 임기 만료를 맞는 증권사 사장은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12월14일)과 마득락 미래에셋대우 사장(트레이딩 총괄·12월31일) 2명이다. 

나머지 8명 CEO는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2020년 3월1일, 이하 2020년 동일), 김신 SK투자증권 사장(3월16일),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3월16일),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3월21일),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3월23일),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3월24일),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3월31일),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사장(IB총괄·3월31일) 등이다. 

업계에선 올해 증권사의 실적이 좋은 만큼 이들에 대한 연임 기대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까지 실적이 좋을 경우 이사회에서 CEO 교체보다 내년도 사업 지속성을 위한 최고경영자 연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실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어 사령탑 교체도 예상된다.    

당장 다음달 14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영규 IBK투자증권의 연임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IBK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3% 줄어든 60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다른 증권사와 달리 IB 부문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은행 출신으로 증권사 사장이 되면서 관심을 끈 것에 비해 실적이 나쁘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김 사장의 임기 중인 지난해 말 채용비리 논란에도 휘말리며 증권사 최초로 검찰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다. 회사가 이런 홍역을 치루면서 올해 실적까지 개선되지 않을 경우엔 김 사장 연임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마득락 미래에셋대우 사장(트레이딩총괄)의 거취도 주목된다. 마 사장의 경우 증시 부진 속에서도 트레이딩 부문 실적을 끌어올리며 미래에셋대우 전체 수익 향상에 기여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1년 전보다 9.29% 증가한 575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증시 환경이 좋지 않았던 3분기에도 트레이딩 손익으로 152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이익에 기여했다는 판단이다. 

내년 3월 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사장(IB총괄)도 마 사장과 마찬가지로 IB부문 실적 개선을 통해 연임 가능성을 높인 상태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의 IB 부문 영업이익은 249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비중으로 따지면 43.4%를 차지하며 트레이딩 보다 많은 이익 비중을 차지했다.

‘최장수 CEO’ 타이틀을 기록 중인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사장의 재직 기간은 12년으로 임기 만료를 맞는 CEO 가운데 가장 길다. 교보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4.42% 증가한 958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증권에서 오랜 기간 CEO로 재직하며 쌓은 업력과 이에 따른 실적 향상 덕에 업계에선 김 사장을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증권사 CEO로 꼽는다. 

이 외에도 SK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65% 증가했고, 현대차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37.75%, 3.93% 증가하며 3분기 증시 침체 여파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다만 유안타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7.14% 감소하고 DB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각각 18.47%, 41.1%나 줄면서 CEO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아무래도 연임 가능성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며 “연임 여부는 올해 말까지 실적이 개선되는지 여부와 업계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진단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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