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비 적용 디바이스 확대·마켓 플레이스 사업자 확보·홈 IoT 사업 진출
개발툴 등 지원··· ”빅스비 성장 중심은 커뮤니티·콘텐츠“

/사진=윤시지 기자
21일 서울 세종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정의석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전자가 연간 5억대 이상 판매되는 자사 IT 제품에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하고 보급에 힘을 쏟는다. 빅스비 기반 서비스 개발도 지원하고 서비스 할 마켓플레이스도 마련해 사용자와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빅스비를 이용해 홈 사물인터넷(IoT) 사업도 본격 진출한다. 삼성전자의 주요 인터페이스로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총괄 부사장은 21일 서울 세종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제 전 세계에서 1억6000만대 넘는 디바이스에서 빅스비를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6개월간 빅스비 개발자 커뮤니티에 등록된 개발자 수는 2배로 늘었다“며 ”빅스비 성장의 가장 중요한 축은 개발자가 주축이 된 커뮤티니와 개발자들이 개발한 빅스비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개발자 커뮤니티 확보 총력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활용한 서비스인 '캡슐'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캡슐은 사용자가 음성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빅스비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앱 사업자 및 개발자들에게 개발툴을 지원하고, 사용자에게 직접 런칭할 수 있는 '빅스비 마켓 플레이스'를 지난 6월 말 정식으로 오픈했다. 정 부사장은 ”빅스비 마켓 플레이스에 올라간 캡슐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마켓 플레이스야말로 개발자가 주인공이 되는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빅스비 마켓 플레이스는 개발자가 직접 개발한 캡슐을 서비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의 빅스비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곧바로 캡슐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해당 캡슐을 지원하는 앱을 별도로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선 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사용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 사실상 빅스비의 음성인식을 활용한 앱 스토어와 비슷하다. 

이날 행사에서 토론 패널에 참석한 김재윤 딥서치 최고경영책임자(CEO)도 ”빅스비는 음성 인터페이스 AI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큰 특장점은 삼성전자의 모든 스마트폰에 깔려 있고, 앱을 깔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비는 삼성전자에겐 다양한 사업자을 유치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개발자에게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를 공개하고 캡슐 개발 도구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생태계를 확대하는 이유다. 

이날 삼성전자는 '빅스비 개발 템플릿', '자연어 카테고리,' '빅스비 뷰' 등 새로운 개발 지원툴을 소개했다. 개발자가 초기 개발 단계에서 필요한 코딩 작업을 줄이고 손쉽게 스마트폰을 넘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캡슐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엄수정 무선사업부 AI팀 프로는 ”빅스비 템플릿을 통해 개발 초심자는 쉽게, 숙련자는 초기 설계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걸음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시장에서 전세계 점유율 1위 업체로 빅스비 플랫폼 보급에 발 빠르다는 강점이 있다. 여타 플랫폼 업체와 달리 빅스비를 생산하는 모든 기기에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모든 전자 제품에서 빅스비가 구현되진 않는다. 또 교체 주기가 짧은 스마트폰의 경우 빅스비 기술 보급이 빠른 편이지만, 냉장고나 TV 등 교체 주기가 긴 전자 제품의 경우 빠른 빅스비 보급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이지수 무선사업부 AI팀 상무는 "10년 전에 판매한 냉장고, TV 등 제품은 하드웨어적으로 빅스비를 탑재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극복하기 위해 계속 논의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출시를 앞둔 ‘갤럭시 홈 미니’ 사양을 소개하면서 홈 IoT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첫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선보인 적 있지만 1년 넘게 출시를 미뤘다.

이 상무는 ”갤럭시 홈 미니에 리모컨 적외선 송신기를 4개 탑재해 사방으로 적외선을 쏠 수 있게 했다“며 ”거의 모든 리모컨 신호를 갤럭시 홈 미니에 등록했다. 삼성 기기가 아니어도,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8년 전에 산 선풍기도 음성인식 선풍기가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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