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완성도 논란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보폭 확대

모토로라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 캡처=모토로라 미국법인 홈페이지
모토로라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 이미지=모토로라 미국법인 홈페이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올해 공개된 3종의 폴더블 스마트폰 중 2종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내년 1월까지 BOE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스마트폰 업체는 늘어날 전망이다.

BOE는 모바일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성과 품질에 있어선 여전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지만, 시장 1위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를 넘보며 투자를 가속화했다. 내년 본격 개화하는 폴더블 시장을 두고 양사 점유율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이달 중국에서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X’와 내년 미국에서 출시될 모토로라 ‘레이저’ 폴더블 스마트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BOE는 내년 1월에는 레노버를 고객사로 추가 확보할 전망이다. 최근 위안펑 BOE 부총재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BOE의 도움(助力)으로 레노버가 첫 접는 컴퓨터와 핸드폰을 선보였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를 두고 업계선 대만 AUO가 레노버가 초기 물량을 공급하다가 올 4분기 중 BOE가 나머지 물량 대부분을 공급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캡처=웨이보
BOE 공식 웨이보에 게시된 글(왼쪽)과 위안펑 BOE 부총재 공식 웨이보 /이미지=웨이보

앞서 BOE는 최근 공식 웨이보를 통해 메이트X 사진과 함께 ‘BOE의 폴더블 화면’(BOE折叠屏)이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업계는 BOE가 대외적으로 공급처를 홍보하는 점을 두고 플렉시블 OLED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분석한다. BOE는 아직까지 업계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OLED 패널 품질과 수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화웨이의 '메이트X'는 영하 5도 이하 환경에선 접지 말라는 주의사항으로 제품 완성도가 낮다는 논란을 겪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필름이나 코팅을 더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접착제로 쓰이는 PSA나 OCR이 온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영하권 온도에서 접지말라는 주의사항은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안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OLED 시장에 후발로 진입한 BOE는 주로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의 중국 내수용 제품이나 타사의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OLED 디스플레이 공급 거래선을 넓혀왔다. 지난 2년 동안엔 6세대 중심 OLED 라인 증설 투자에 힘 쏟으며 신사업을 준비했다. 

올해는 애플의 아이폰 OLED 디스플레이 거래선 진입도 실패했다. 애플은 다자 공급망을 갖추려고 애쓰고 있지만 아직 품질이나 수율 면에서 BOE가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여타 스마트폰 제조사보다 까다로운 품질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 OLED 공급선만 뚫게 되면 세계적으로 패널 품질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지속된 LCD 가격 하락세는 BOE가 OLED 탈출 전략에 속도를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외형 성장에만 집중했던 BOE마저 올 3분기엔 약 3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사실상 업계선 LCD 업황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주저 앉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노 전자부품연구원 박사는 “BOE는 중국 디스플레이의 맏형 격이자 국영에 가까운 기업으로, 한국 유수의 업체와 어깨를 견준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한국이 리지드 OLED부터 플렉시블 OLED까지 단계적으로 기술을 개발한 것과 달리, BOE는 바로 플렉시블 OLED 기술에 투자했다. 한국이 한 단계씩 걸어 올라갈 때 단 번에 뛰어 올라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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