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단차입금 1조88억원, 장차입금 1조3696억원···지난해 말 역전됐던 단차입금 비중 제자리로
매출총이익은 늘고 세타2 엔진 충당금 제외한 판관비는 이전보다 감소

기아자동차가 3분기를 기점으로 체질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한편, 매출원가 비중을 낮춰 매출총이익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단기차입금 비중을 낮추고 장기차입금 비중을 높이면서 유동성 개선도 노리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기아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판매보증비는 6428억원이고 이를 합한 판관비는 2조1048억원에 달한다. 체질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판매보증비에 포함된 세타2 GDi 엔진 품질 보증 충당금을 제외하면 말이 달라진다.

세타2 GDi 엔진 품질 보증을 위한 금액은 약 31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비용은 판매비 항목인 판매보증비에 포함됐다. 이를 제외하면 판관비는 1조7900억원대로 줄어든다. 전년 동기(1조9577억원)는 물론이고, 직전 분기(1조8046억원)보다도 낮은 수치다.

매출원가 비중도 낮췄다. 자연스레 매출총이익은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총이익은 2조396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서는 15.4% 늘어났고 올 초와 비교하면 7.8% 증가했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공제한 금액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단기차입금 비중을 낮춰 유동성도 개선했다. 단기차입금은 현금을 차입한 채무로 지급 기한이 1년 이내인 차입금을 말하며, 유동부채에 속한다.

기아차 차입금 비중. /인포그래픽=이다인
기아차 차입금 비중. /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기아차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이후 단기차입금을 늘리고 장기차입금을 줄여나갔다. 결국 지난해 말엔 단기차입금이 장기차입금을 넘어섰다.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되면서 올 1분기엔 단기차입금이 1조4190억원, 장기차입금이 1조287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 들어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이 개선됐고, 상반기부터 단기차입금을 줄이고 장기차입금 비중을 다시 높이고 있다. 3분기 차입금 비중은 단기차입금이 1조88억원, 장기차입금이 1조3696억원이다.

시장에선 차량 판매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10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362만9577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3.8% 줄어든 수치지만 지난 7월부턴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의 판매량이 8개월 만에 4만5000대를 넘어섰고, 최근엔 미국 주요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SUV’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신차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연내에 K5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된다는 점과 소형SUV 셀토스가 인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서 기아차의 실적 상승세를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 전무는 3분기 컨콜 당시 인도 시장에 대해 “반응이 좋다. 전체 판매에서도 계획했던 물량의 2배 이상을 판매했다”면서 “내년 신차 출시 모멘텀을 살린다면 내년도 흑자 전환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아차는 내년 인도 시장에 카니발을 시작으로 6개월마다 1개 모델씩, 총 6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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