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별 차등 지급 제외하면 구성 및 지급 수준은 비슷"
향후 노조 본격 활동 시 성과급 산정 근거와 지급 기준 자체가 이슈가 될 듯

삼성 서초사옥. / 사진=연합뉴스
삼성 서초사옥. / 사진=연합뉴스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출범과 함께 PS(경영성과급) 제도를 화두로 던지면서 삼성전자 성과급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같은 업종에 속하는 SK하이닉스의 제도와 비교되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부별로 차이가 난다는 점을 제외하면 책정 방식 등 기본적 틀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노총 산하의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6일 출범하며 급여 및 PS 산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공개토록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출범과 동시에 직원들에게 가장 민감하고 핵심적인 주제를 꺼내들고 나온 것이다. 이번 노조는 삼성전자 내 4번째 노조지만, 그 규모나 형식 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는 동종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비교된다. 그런데 두 회사를 비교해 보면 구성 면에선 둘 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크게 OPI와 TAI로 구성된다. OPI는 초과 이익 성과금을 뜻하며, 1년에 1번 지급된다. 초과 이익에서 연봉의 20~50%로 책정된다. TAI는 목표달성장려금을 말하며, 사업부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데 1년에 2번 기본급 100%까지 지급된다.

OPI를 PS, TAI를 PI로 부른다는 점을 제외하면 SK하이닉스 역시 이 같은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역시 과거엔 PS, PI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성과금 구성뿐 아니라, 매년 지급하는 성과급 규모에서도 양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같은 업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성과급이 곧바로 비교되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특별히 덜 주거나 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힘든 구조”라며 “업황이 좋거나 안 좋거나 어찌 됐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차이점은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하는지 여부에서 나타난다. SK하이닉스는 생산직 노조가 회사와의 노사 협상을 통해 성과급을 결정해 모두 같은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부문 및 사업부별로 차이를 갖는다. 반도체업계 인사는 “삼성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휴대전화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갖고 있는데 SK하이닉스는 굳이 따져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만 있는 것과 같다”며 “삼성전자의 성과급이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사업부문에 따른 성과급은 업황과 성과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진다. 성과는 목표 대비 정해지는데 목표치는 사업부별로 다르다. 한때 스마트폰사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엔 IM 부문에서 성과금을 많이 받았고, 반도체 호황기에는 반도체 부문이 성과급을 많이 챙겼다. 올해의 경우 반도체 사업부를 비롯해 대다수 사업부의 PS가 지난해보다 낮게 지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사업부에 따라 따로 지급되는 성과급에 대해선 삼성전자 내부 직원들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삼성전자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IM(모바일,인터넷)과 CE(소비자가전), DS(부품) 부문은 각 부문 하나가 대형 IT기업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목표를 공유하기가 힘들다는 전언이다.

따라서 향후 노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사업부별로 다르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문제보다 이익에서 어느 정도가 성과급으로 지급되는지 등 산정 근거와 지급 기준 자체가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반도체업계는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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