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협력의 상징’ 금강산 관광 21주년···두 번의 남북 정상 선언에도 시설 철거 위기
최문순 강원지사, 김홍걸 민화협 의장 등 1000여명 모여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

18일 오후 강원 고성군 DMZ 박물관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전국 대표자 평화회의'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회의 후 통일전망대까지 평화행진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8일 강원고성군 DMZ박물관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전국대표자 평화회의'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회의 후 통일전망대까지 평화행진 하고있다./사진=연합뉴스

시민사회와 지방자치단체장들, 남북경협인 등 각계 대표 1000여명이 민통선 지역에서 정부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즉각 재개를 18일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강원 고성 DMZ박물관 다목적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각계대표 평화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은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21주년이다. 지난해 두 번의 남북 정상 간 선언에도 오히려 금강산 관광은 남측 시설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1년 전에는 올해엔 누구나 금강산을 자유롭게 다닐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위기 상황으로 변했다”며 “북미협상은 난관에 부딪혔고 남북교류는 완전히 정지돼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금강산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민족 화합의 상징인 금강산 사업이 좌절되고 이 사업이 해외 자본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지난 1년간 아무런 역할도 못했다.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이후 좋았던 분위기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유엔 제재 하에서도 가능한 모든 사업들을 추진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대로 가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고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 운 좋게 북미협상이 잘돼도 우리는 아무런 역할을 한 것이 없기에 한반도 새 시대가 열렸을 때 구경꾼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적극 나서서 ‘우리가 주인이다 우리가 당사자다’는 마음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해 이맘때 금강산에 있었다. 현장 시설점검을 했다. 북한에서도 금강산 관광재개를 빨리하자고 했다. 그때만 해도 바로 금강산 문이 열리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금강산의 남측 시설을 뜯겠다는 상황에 처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마저 못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걸 못하면 남북관계 자체가 매우 어렵게 된다. 빠른 시간 내에 금강산 관광을 열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정부가 기존대로 미국의 눈치를 보며 대미 의존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면 국민적 저항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 정상 간 공동선언들의 이행이 중요하다. 첫 단추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있다”며 “정부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남북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이 쳐 놓은 대북제재의 틀에 철저히 갇혀있다”고 했다.

이 의장은 “정부는 당장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선언하라. 이것이 늦어질 경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방문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및 의회 인사들과 만나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금강산 남측 관광시설 철거 통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미국 측과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광수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은 “정부는 아직도 북한이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민족내부의 문제는 민족내부의 힘으로 풀자는 것이 그 본질이다. 여전히 미국에 기대 풀려는 행태로는 북과 대화를 하지 못한다”며 “금강산 관광 등을 정말 해결하고 싶다면 미국 핑계대지 말고, 북과 마주앉아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구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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