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규모·임원보수 등 지난해 대비 감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LG디스플레이가 적자 행진 속에 직원을 줄여나가고 있다. LCD 시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고정비를 줄여 적자폭을 줄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다만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늘려 불황 타개를 위한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LG디스플레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LG디스플레이 전체 직원 수는 2만910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3007명) 보다 11.8% 감소했다. 9년 전인 지난 2010년 3분기 인력(2만8874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간 3만명 이상을 유지해왔던 LG디스플레이 인력 규모는 올 2분기부터 2만명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생산직 중심 희망퇴직으로 2000명 이상 인력이 감원된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생산직에 이어 이달 5년차 이상 사무직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구조조정을 통해 2000~3000명의 인력을 감원할 것으로 내다본다.

회사의 긴축 경영에 따른 전방위적인 조직 개편은 임원 감축으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는 조기 조직개편을 통해 전체 임원 및 담당 조직의 약 25%를 감축했다. 사업 고도화 및 효율화를 위해 유사한 사업부를 통합하고 LCD 사업부 몸집을 줄였다. 

올 3분기엔 전략적 제휴 관계를 이어오던 일부 협력사 지분도 매각했다. LG디스플레이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중 장비 협력사 인베니아 지분을 91억원에 전액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또 디스플레이용 유리 가공 업체 아바텍에 대한 지분 일부를 52억3900만원에 처분하면서 LG디스플레이 지분율은 2분기 말 17%에서 3분기 말 14%로 줄었다. 회사 측은 장비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지분을 매각했다는 입장이다. 

실적 부진은 등기이사·감사 등 임원 보수 총액 감축으로도 돌아왔다. 올 3분기 등기이사·감사 7명의 누적 보수총액은 17억1200만원으로 전년 동기(32억5400만원) 대비 47.4%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실적이 좋았던 2017년과 달리 지난해엔 업황이 좋지 않아 성과급 등을 중심으로 보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원 보수는 1년의 시차를 두고 실적 영향을 받는다.   

LG디스플레이가 재무통으로 손꼽히는 정호영 사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한 이유도 희망퇴직 등 긴축경영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 신임 사장은 2008년부터 6년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하며 사업전략을 주도하기도 했다. 당분간 LG디스플레이는 LCD 감산과 사업부 조정을 통해 손실 폭을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안착시키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임 CEO 부임 이후 한달 여간 미래성장 역량 등을 위해 제로베이스에서 사업 재정비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것은 자사 추진 방향 확정 이후 시장과 소통하겠지만, 큰 틀에서 말하자면 단순한 비용 축소, 인원감축의 형태가 아닌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 갖추기에 초점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방위적 구조조정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리고 있다. 특히 올해 연구개발비용은 연간 최대치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 올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조732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718억원) 대비 10.2%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연구개발비는 지난 2016년 1조4232억원, 2017년 1조9117억원, 지난해 2조641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에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5.4%, 6.9%, 8.5%로 확대됐다.

LG디스플레이 매출 중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10.2%를 기록했다. 비율만 보면 지난 2년간 6%대를 맴도는 모회사 LG전자보다 높다. LG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 3400억원 이상 연구개발비를 집행할 경우 연구개발비 규모는 연간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 같은 투자 전략엔 LCD 업황 부진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3분기 LG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하락세로 인해 누적 영업손실 937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연간 적자는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바닥을 모르는 LCD 가격 하락세는 그간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힘입어 가세를 넓혔던 중국 BOE마저 올 3분기 실적을 영업적자로 끌어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TV용 OLED 패널에서 상당 부분 이상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LCD 시장은 누구 하나 망하지 않는 이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시장이 됐다. 내년에 패널 시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OLED로 사업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