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전반적인 3분기 실적 선방에도 현대카드 당기순이익 40% 급감
제휴에 따른 초기 비용 발생이 영향 미친 것으로 보여

삼성카드·현대카드 3분기 당기순이익 비교/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삼성카드·현대카드 3분기 당기순이익 비교/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9년간 이어져 온 삼성카드와 코스트코의 독점 제휴가 현대카드로 넘어갔음에도 두 카드사 간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의 새로운 제휴 상대로 낙점되면서 삼성카드를 제치고 2인자로 치고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컸으나 외려 삼성카드가 실적에서 선방하는 모양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908억원으로 전년 동기(807억원)에 비해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505억원)보다 40.5% 급감한 3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코스트코를 놓쳤음에도 삼성카드가 실적에서 선방한 데에는 마케팅비용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삼성카드 측 설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비용·저효율 마케팅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며 “수익성 중심 사업 재편과 디지털 빅데이터 기반의 비용 효율화 등 내실 경영에 따른 결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코스트코가 19년 만에 카드가맹점을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교체하면서 2분기 실적부터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2분기 점유율은 1분기(17.9%)와 비교해 오히려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할인점 제휴 강화로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 및 회원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3분기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2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났으며, 이용 가능 회원수도 103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만명 증가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시장점유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2019년 1분기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5.9%였고, 2분기 역시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카드사들이 전반적으로 선방한 데 비해 현대카드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코스트코와의 제휴에도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카드 측은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금융 부문 이익이 축소된 것과 함께 세금납부액 68억원 등 일회성 비용 발생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수익 자체는 지난해 3분기 6027억원에서 올해 598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이 478억원 늘어난 8615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코스트코와의 제휴에 따른 고객 유치 마케팅 등 비용 발생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3분기 판매관리비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마케팅비용에 해당하는 광고선전비로 지급한 금액은 111억원으로 전년 동기(88억원)보다 26.1% 늘어났다. 경품 지급 등 일회성 마케팅비용으로 계산되는 판매촉진비 역시 441억원에서 659억원으로 49.4% 급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계약 초기이다 보니 고객 유치를 위한 부가서비스 혜택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이전 제휴사인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와 10년 넘게 제휴를 이어온 만큼 현대카드 역시 이를 의식하고 제휴 관계를 좀 더 빨리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초기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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