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과 순익 급감···누적 순익은 경쟁사에 크게 뒤처져
이어룡 회장 강조에도 재무 건전성 지표 하락
부동산신탁업 진출, IB 강화 움직임은 반전 기대감 높이는 요인

대신증권이 지난해 보였던 호실적을 올해는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경쟁 증권사들이 올해 누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일부 재무건전성 지표도 떨어져 올해 초 이를 최우선 미션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그룹 총수의 당부도 무색하게 됐다. 다만 부동산과 IB(투자은행)에 무게를 두고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현재보다는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917억원의 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77억원 대비 37.91%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올들어 3분기까지 98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669억원 대비 41% 가량 줄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그래프=시사저널e.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그래프=시사저널e.

대신증권의 3분기 실적이 특히 부진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에만 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분기 387억원 대비 8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 255억원에서 올해 3분기 34억원으로 86.6% 감소했다.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했고 트레이딩 수익이 낮아진 것이 영업 부진의 원인이 됐다. 

이같은 실적은 다른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욱 심각하다. 자기자본이 2조원대로 대신증권과 규모가 비슷한 키움증권의 경우 증권업황 악화 속에서도 전년 대비 35.1% 증가한 654억원의 3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2772억원을 기록해 수익 규모만 놓고보더라도 대신증권을 압도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누적 순이익 수준은 자기자본의 절반 규모인 현대차증권(누적 순이익 642억원), 유안타증권(614억원)과 가까운 상태다. 

실적 부진과 함께 자본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올해 9월 말 대신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417.42%로 지난해 말 493.90%에서 76.5%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용순자본이 543억원 가량 줄었고 총위험액은 491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증권사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NCR은 수치가 높을 수록 재무 상태가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NCR)은 552.9% 수준이다. 

이는 올해 초 재무건전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이겠다는 방침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지난해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 하락세, 미국과 중국의 패권충돌 등 만만치 않은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든 사업부문은 리스크 관리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올해 최우선 미션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다만 상황의 반전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신증권은 부동산과 IB 부문 강화라는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는 까닭이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수익 강화를 위해 지난 7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했고,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 진출을 위해 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IB부문에서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이미 두각을 나타내며 공모금액 기준 지난해 2위에 이어 올해에는 3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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