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생산능력↑ 생산실적 감소↓···2017 1Q 이후 처음으로 가동률 100% 미만으로 떨어져
올 초까지 인도 시장 긍정적으로 평가, 설비 투자 비용도 늘려

현대자동차 3분기 분기보고서가 공시됐다. 세타2 GDi 엔진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저효과에 힘입어 당기순익은 늘고 이자비용 등 금융비용은 줄어들며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현대차의 인도법인(HMI) 가동률은 3년여 만에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인도 시장 투자를 늘리던 현대차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기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현대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46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 늘어난 3785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엔 미치지 못했다. 세타2 엔진 품질보증으로 인한 충당금 증가와 함께 인도 시장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시장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HMI의 올 3분기 생산능력은 55만6000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48만7000대)보다 14.1% 늘어난 수치다. 인도 첸나이 지역에서 가동 중인 1, 2공장의 생산 효율성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현대차 HMI 생산능력 및 생산실적. /인포그래픽=이다인
현대차 HMI 생산능력 및 생산실적. / 인포그래픽=이다인

하지만 생산실적은 늘어난 생산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공장 생산능력을 '연간표준작업시간×설비 시간당 생산대수(UPH)×가동률‘의 방식으로 산출한다. 설비 UPH는 공장 설계를 시작했을 때 계획한 목표 UPH에 따른 것이며, 가동률은 공장 인원과 비작업시간을 고려해 산출하고 있다.

HMI의 올 3분기 생산실적은 52만8237대로 가동률은 95%이다. 현대차 HMI의 가동률이 10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99.6%)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생산능력은 7만여대 늘어났는데, 생산된 차량은 오히려 2515대 줄었다.

가동률 95%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다만 현대차의 예상과 달리 인도 자동차 시장이 침체되고 있어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18일 발표한 ‘1-3분기 해외 주요국 자동차 시장 및 정책 동향’ 따르면 인도 자동차 시장의 승용차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4% 하락했다.

올해 초 현대차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인도 자동차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연스레 신차, 공장신증설, 보완투자 등 투자비용을 늘렸다. 올 초 공시된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인도에 2789억원을 설비 등에 투자했다. 이는 한국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현대차는 향후에도 인도에 308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일단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도 신차 출시 등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8월엔 소형 해치백 그랜드 i10 니오스를 출시했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지난 8일 포브스 인도판과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5개 신차 투입 계획을 밝히며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면 시장이 회복됐을 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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