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고충 수렴, 본인 경험과 조언 전달···직원 투표로 선정, 임기 1년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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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국장급 간부를 공감소통관으로 선정, 직원 고충 수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복지부가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발표할 정도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부내에 국장으로 근무하는 고위직 관료를 공감소통관에 임명, 업무를 부여했다. 해당 관료는 류근혁 연금정책국장과 배금주 감사관이다. 각각 유능한 남성과 여성 관료를 1명씩 선정한 것이다. 임기는 1년이다.

류 국장은 1964년생이다. 경기도 양평 출신이다. 그는 서울 중동고와 인하대 행정학과(83학번)를 졸업했다. 의료급여과장과 암관리과장, 보험급여평가팀장, 건강투자기획팀장, 건강정책과장, 국민연금정책과장, 기초연금사업지원단장, 건강정책국장, 대변인, 정책기획관,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복지부의 기득권 세력도 명문대 출신도 아니다. 순수하게 능력과 실력으로 인정 받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초대 청와대 선임행정관에 발탁된 것도 이같은 사유가 작용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도 친분이 깊다.   

1964년생인 배 감사관은 서울대 미학과(83학번)를 졸업했다. 여성가족부에서 근무하다 복지부로 전입했다. 국민연금정책과장과 식품정책과장, 의료기관정책과장, 건강증진과장, 급여기준과장, 지역복지과장, 기획조정담당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파견, 복지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1964년생과 83학번이 공통점인 류 국장과 배 감사관은 부내에서 평판이 좋았던 점도 동일하다. 여성가족부 출신인 배 감사관은 전입 전에도 복지부에 지인이 적지 않았다.   

두 명의 공감소통관은 복지부의 인트라넷 사이트인 유니모에서 직원들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간부’로 직원들 손에 의해 발탁된 것이다.

공감소통관 업무는 글자 그대로 직원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제도 취지는 복지부 직원들이 공직 생활을 수행하며 발생하는 고충이나 고민을 국장급 관료에게 토로하면 고위직 인사가 업무 관련 내용을 조정하거나 제안하면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국장급 관료는 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직 경험이 풍부하고 권한도 많이 갖고 있다. 이에 본인 경험 사례를 들려주고 조언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복지부 직원들이 공감소통관에 고충을 전달하는 방법은 전자메일이나 전화, 면담 등이 있다. 면담의 경우 해당 국장들이 공감소통관 외에도 본연의 업무로 분주하기 때문에 매주 수요일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다.  

이같은 공감소통관 제도는 지난 7월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직원들 간담회에서 비롯됐다. 박 장관과 직원들이 간담회에서 공직 생활 고충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는데, 그 결과가 공감소통관 제도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김강립 복지부 차관이 지난 10월 17일 열린 정부 차관회의에서 복지부의 적극행정 우수사례 중 하나로 공감소통관 제도를 발표하는 등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복지부 혁신행정담당관은 공감소통관이 다른 정부중앙부처에는 없는 제도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공감소통관은 류 국장과 배 감사관 개인의 인사고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류 국장은 지난 8월 보건의료정책실장 승진자 후보 2순위였기 때문에 다음 실장 승진자로 유력하다. 복지부 안팎에서는 내년에는 실장급에서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1960년생인 노홍인 보건의료실장은 생일이 하반기이기 때문에 오는 2020년 12월 31일 정년퇴직 예정이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공감소통관에게 고충을 털어놓고 문제 해결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과거 복지부 인사과에서 고충을 밝혔던 것에 비해 자연스럽고 마음이 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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