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국인 지분율 각각 1.9%p, 2.7%p↑
현대차는 3.33%p 감소
국내 금융지주 실적 악화 우려에 외국인 지분 일제히 감소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외국인 주식 보유량.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반면 현대차, 신한지주 등의 비중은 업계 불황 우려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57.57%를 기록했다. 올해 1월2일과 비교해 1.99%포인트 늘어났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2.69%포인트 증가한 50.58%를 기록하며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올해 50%를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지난 한 달 사이 코스피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매수했다. 10월14일부터 11월14일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6320억원을 기록했다. 전달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925억원 순매수했는데 최근 들어 매수량을 더 늘린 상황이다. 다만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순매도(569억원)하며 보유량을 다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반도체 업황이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서 과도했던 재고 부담이 완화되기 시작,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며 “2020년 디램(DRAM)과 낸드(NAND)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2021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반도체 업종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에 대한 지분 확대를 유지했다. 11월14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국인 보유량은 올해 1월 대비 1.13%포인트 늘었고 셀트리온은 0.87%포인트 증가했다. 

외국인 지분 변화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량은 현재 42.5%로 지난 1월 대비 3.33%포인트나 줄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외국인의 비중 감소가 가장 컸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같은 기간 48.73%로 1.24%포인트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15일에만 전 거래일보다 4.67% 오른 25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4월11일(26만1000원) 이후 가장 높은 주가 수치다.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의존도를 벗어나 홀로서기에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현재 완성차 제조공정에 부품을 공급하는 모듈 및 부품제조사업과 국내외에서 운행되는 현대·기아차의 보수용 부품을 공급하는 AS용 부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현대모비스 실적은 지금까지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현지 완성체 업체들이 품질 향상에 나서면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주 기회가 확대되며 현대모비스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한국의 자동차 수출 및 내수 판매가 줄면서 내년에 수출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외국인 투자세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시총 상위 종목 중 신한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11월14일 들어 지난 1월 대비 0.23%포인트 줄어든 65.02%를 기록했다. 신한지주 외에도 KB금융도 같은 기간 2.01%포인트 줄어든 66.60%, 하나금융지주는 2.70%포인트 감소한 67.05%를 기록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저금리 환경 고착화로 한국도 0%대 금리 현실화 우려가 확산 중”이라며 “금리 하락기에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하락하는 구조다. NIM 하락 폭이 커지면서 2020년에는 순이자이익 증가율이 1% 내외에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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