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돌아온 뉴 8시리즈, 840i 그란쿠페 ‘날렵한’ 디자인에 ‘탁월한’ 성능까지
BMW, 중고 배터리 활용한 에너지 저장 및 생산 시스템 첫 시도···확대 계획은 ‘아직’

BMW는 한때 국내 수입차 브랜드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연이은 차량 화재로 고전을 겪고 있지만, 적극적인 대응과 국내 최초로 ‘배터리 재사용’ 등 친환경시스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다.

BMW그룹코리아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전라남도 진도 쏠비치에서 ‘다음을 향한 드라이빙(Driving To the Next)’이란 주제로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새로운 8시리즈부터 친환경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종(PHEV),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까지 BMW가 그리는 다양한 미래를 엿볼 수 있게 구성됐다.

◇ 20년만에 돌아온 ‘840i xDrive’ 그란쿠페

이번 행사는 다양하게 꾸며졌다. 다양한 친환경 전략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나 새로운 8시리즈였다. BMW는 전주에 위치한 아원고택에서 20년 만에 돌아온 840i xDrive 그란쿠페를 공개했다.

840i 그란쿠페를 처음 본 소감은 ‘날렵하다’는 느낌이었다. 전면부만 놓고 보면 기존 BMW차량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소 비즈니스 세단 같은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측면을 바라보자 완전히 다른 느낌을 선사 받았다.

840i xDrive 그란쿠페의 모습. /사진=최창원
840i xDrive 그란쿠페의 모습. / 사진=최창원 기자

우선 차체가 낮다는 게 느껴졌다. 전면부가 세단과 유사한 모습이었다면, 측면은 스포츠카의 느낌이 제대로 표현됐다. BMW 코리아에 따르면 뉴 8시리즈는 쿠페 기준 전장이 4845mm, 전폭 1900mm, 전고 1340mm다. 휠베이스는 2820mm 수준이다. 4도어 스포츠카 모델인 그란 쿠페는 이보다 전장, 전고, 전폭이 각각 230mm, 70mm, 30mm 더 커졌다.

이날 시승코스는 전라남도 영광 해안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부터 진도군에 위치한 숙소까지 약 143km를 달리는 구간이었다. 탑승 후 가속 페달을 밟자 스포츠카 특유의 사운드가 터져 나왔다. 차량은 페달을 밟는 대로 치고 나갔다. 840i 그란쿠페는 6기통 직렬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340마력과 50.9kg·m의 최대 토크를 구현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9초로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GT 43보다 0.5초 앞선다.

주행 성능 외에 각종 편의 사양도 만족스러웠다. 840i 그란쿠페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후진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이다. 이외에도 음성 인식을 활용한 BMW 인텔리전트 개인비서 기능,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기능도 기본 적용 됐다.

다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내비게이션 기능은 아쉬웠다. 840i 그란쿠페엔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는데, 차량이 지향하는 바에 비해 다소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도착 예정 시간이 실제 도착 시간과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가량 차이를 보이는 점도 아쉽게 느껴졌다.

기존 모델과 그란쿠페의 제원 차이. /사진=최창원
쿠페 모델과 그란쿠페의 제원 차이. / 사진=최창원 기자

◇ BMW의 미래 전략은 ‘친환경’과 ‘고효율’

BMW는 그룹 차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및 친환경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BMW는 내년까지 유럽연합(EU) 내 판매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5년 대비 최대 50%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이러한 목표로 등장한 것이 전기차 i3와 i8이다. 여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해 PHEV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BMW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 M에서 느낄 수 있는 운전의 즐거움과 또 다른 서브 브랜드 I의 친환경 및 고효율 능력을 합쳐나간다는 전략이다.

변현석 BMW 그룹 코리아 세일즈 트레이너는 “PHEV 모델은 BMW 기술의 정점이다. 직렬식 PHEV는 트랜스 미션 내부에 전기 모터가 위치해 공간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BMW에서 판매하고 있는 PHEV 모델은 745e와 745Le, 330e, X5 40e가 있다. 여기에 이날 행사에선 연내 출시될 예정인 BMW 뉴 530e i 퍼포먼스 차량도 소개 됐다. 530e는 BMW만의 역동적인 드라이빙 경험과 더불어 배출가스가 없는 무공해 전기 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다. 순수 전기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최대 50km다.

제갈명식 매니저가 e-고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창원
제갈명식 매니저가 e-고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최창원 기자

이외에도 지난 8월부터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e-고팡’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고팡은 제주도 방언으로 저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e-고팡은 제주도의 풍력 발전으로 얻은 전기 에너지를 중고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충전소다. 국내에선 최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BMW는 i3 차량 소유주 10대를 무작위로 선발,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해주고 받은 중고 배터리를 활용해 이같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e-고팡은 최대 185kWh의 전력을 생산해낸다. BMW는 e-고팡 오픈 당시부터 현재까지 한전으로부터 66만kWh의 전력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계절적으로 전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한전 전력망 의존 비중을 47kWh로 낮춰갈 계획이다.

제갈명식 BMW 그룹 코리아 전기차 인프라 전략 매니저는 “지금 행사가 진행되는 이 공간 역시 제주도에서 바람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BMW가 국내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아직까지 추가 계획을 검토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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