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여야 교섭단체 3당 실무협상 이어가···민주·바른미래, ‘큰 틀’ 공감대 형성
한국당, 공수처 반대·반부패수사청 설치 주장···절충안 마련 난항
패스트트랙 절차적 문제 두고도 대립각···해당 법안 국회 통과 요원

여야가 검찰개혁안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이창원 기자
여야가 검찰개혁안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이창원 기자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내용을 담고 있는 검찰개혁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긴 했지만 절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관측된다. 공수처 기소권 부여 여부를 두고 여야는 첨예하게 대립 중이고, 자유한국당의 경우 패스트트랙 절차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어 벌써부터 사실상 법안 통과는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송기헌(더불어민주당)‧권성동(한국당)‧권은희(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검찰개혁안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이날 협상의 쟁점도 역시 공수처의 기소권 부여 여부였다.

바른미래당의 검찰개혁안에는 검찰(1차적 기소권 행사)에서 불기소 처분된 사건에 한해서 기소심의위원회가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에게 직접 기소권을 부여하자는 입장이었지만, 공수처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기소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절충해나가고 있다.

검찰에 1차적 기소권을 부여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는 있지만,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양당의 입장차는 조율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공수처 신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성동 의원이 앞서 제시한 검찰개혁안은 부패 사건 관련 검찰 수사의 권한과 기능을 대폭 경찰로 이관하고, 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반부패수사청을 설치하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검찰의 영장청구권, 기소권은 유지하도록 했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공수처를 신설해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를 부여할 경우 막강한 대통령 직속 조직이 만들어지게 돼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을 검찰의 ‘기소독점 폐지’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지점이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게 되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 되고, 무차별적인 ‘학살’이 가능하다”면서 “공수처 신설 자체도 헌법적 근거가 없고, 검찰과 사법에 대한 개혁이 아닌 혼란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한 관계자는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전관예우 등 특혜들을 실질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기소권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입장이나 권성동 의원의 개혁안을 보면 기존의 패스트트랙 법안과 전혀 다른 내용을 제시해 결국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자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이와 같은 ‘공수처 기소권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패스트트랙 절차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국회 통과 여부는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한국당은 해당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는 과정에 불법성이 존재하는 만큼 처리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패스트트랙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시에는 ‘의원직 총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독재 악법(패스트트랙 지정법안)을 힘의 논리로 밀어붙여 통과시키겠다는 여권 세력의 무도함에 한국당은 결코 두고만 볼 수 없었다”며 “애당초 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가 특정 세력의 장기집권용 권력 장악을 위한 독재 악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주장에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지정법안 국회 통과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김 빼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제1야당은 아직도 개혁 김 빼기 미련을 버리지 않는 것 같다”며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모든 개혁 조치를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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