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지자체·기업들도 스타트업 채용행사 열풍···‘경력 선호’ 스타트업-‘복지 좋은 대형 스타트업 선호’ 지원자 간 동상이몽

구직자들이 지난 10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강소&콘텐츠 기업 채용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상관없음. / 사진=연합뉴스
구직자들이 지난 10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강소&콘텐츠 기업 채용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상관없음. / 사진=연합뉴스

스타트업 채용 행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등에서 스타트업 지원이 늘어나면서 인재를 매칭해 주는 채용박람회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인재 채용이 힘든 스타트업에게 도움을 준다는 의견이 나온 반면, 일각에서는 실제 채용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4일 <시사저널e>가 한 모임 플랫폼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이미 열렸거나, 열릴 계획인 채용박람회는 약 31여개다. 채용박람회는 채용페스티벌, 채용캠프, 리쿠르팅 데이, 인재 매칭 프로젝트 등의 이름으로 열렸다. 대부분 서울 지역에 채용박람회가 몰렸고 경남, 부산 등에서도 진행됐다.

서울시 내에서도 강남구, 마곡지구 같은 지역별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도 열렸다. IT(정보기술)개발이나 디자인 같은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는 물론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채용 행사도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지원 사업이 많아지면서 채용박람회 같은 부속 행사의 수도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막 성장하던 2016~2017년 때보다 올해 채용박람회가 2배 이상 늘었다”며 “2017년 소규모로 열렸던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가 스타트업 단체, 협회와 손을 잡고 대규모로 몸집을 키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인력 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중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채용박람회가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원 300명 미만 국내 중소기업 52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 기업의 66.9%가 ‘제때 직원을 채용하지 못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한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관계자는 “지금은 변했지만 스타트업은 일이 힘들고 돈을 많이 안준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스타트업 채용 행사를 통해 구인‧구직 수요를 연결하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을 미리 만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이벤트의 일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두고 ‘알맹이가 없는 행사’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소규모 스타트업과 지원자들이 채용박람회를 통해 얻는 이득이 많이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일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탓에 채용박람회에서 채용효과를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한 O2O스타트업은 “채용박람회는 젊은 지원자에게 스타트업 이름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 채용에 도움이 크게 되진 않는다”라며 “대학생들이나 신입 지원자들이 채용박람회에 경험삼아 찾아온다. 오히려 채용 사이트 상시채용이나 공채를 통해 경력사원들을 많이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입 지원자들은 복지가 좋고 연봉이 높은 스타트업은 채용 박람회서 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올해 8월 한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 참석했다는 대학생 김 모씨는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한 두 번 가봤지만 지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스타트업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대학을 막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은 대형, 소형 스타트업들을 다양하게 만나 (취업) 선택지를 늘리고 싶은데, 채용박람회는 신생 기업들만 몰려있다”며 “취업준비생들을 꺼려하는 극초기 스타트업들만 채용박람회에 있으면 솔직히 도움이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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