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최초 무현금·무서류 기반 점포 도입
“비용 절감 및 상담 업무 고도화 가능할 것으로 기대”
일각에선 고객 불편 우려도

국민은행 KB디지털금융점 내부 모습./사진=KB국민은행
국민은행 KB디지털금융점 내부 모습./사진=KB국민은행

국민은행이 무현금·무서류 기반 점포의 세번째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핀테크 활성화 및 각종 페이 결제 수단이 발달하면서 확산되는 ‘캐시리스(cashless·현금 없는)’ 추세를 은행권에도 확대해가는 모양새다.

14일 국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 말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지점을 개소할 예정이다. 해당 지점은 무현금·무서류 기반으로 업무가 이뤄지는 ‘KB디지털금융점’의 세 번째 점포다.

KB디지털금융점은 시중은행 최초로 국민은행이 시도한 영업점 운영모델이다. 영업점 공간을 ▲디지털존 ▲웨이팅존 ▲컨설팅존으로 분리해 고객 중심의 상담 환경을 구축했다. 앞서 지난 1월 김포 운양역 지점을 1호점으로 시작해, 지난 10월에는 남부터미널 지점을 디지털금융점으로 전환하면서 2호점을 열었다.

디지털금융점의 가장 큰 특징은 무현금·무서류 기반의 영업점포라는 점이다. 국내은행 중 최초로 종이서류는 물론 현금도 없애고 모든 업무를 디지털 기반으로 처리한다. 창구에서는 현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주로 금융 상담 업무를 진행하고 태블릿PC 등 디지털 서식을 통해 서류 업무를 처리해 효율성을 높였다.

금융거래를 하러 가는 은행 창구에서 현금을 다루지 않는다는 사실은 일견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핀테크 활성화 및 금융의 디지털화로 현금이 수반되지 않는 거래가 늘어나면서 이와 같은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 창구에서 현금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현금 거래 비중은 적은 편”이라며 “대부분 통장에 있는 돈으로 상품에 가입하거나 이체하는 등 창구에서도 현금 거래가 많이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무현금·무서류 상담창구 도입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금융점이라고 해서 현금을 전혀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니다. 창구에서 현금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뿐 디지털금융점 입구에 자리 잡은 스마트텔러머신(STM)을 이용하면 기본적인 현금입출금 등 현금 거래가 가능하며 카드발급, 통장발급, 화상통화를 통한 보안카드 발급 등 일반 ATM기에서는 할 수 없었던 고도화된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올해 1월 1호점을 시작으로 이번달 말 3호점 개점까지 앞두면서 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 ‘캐시리스’ 혁신을 독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은 디지털금융점을 도입함으로써 업무 효율화 및 상담 업무의 고도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현금 입출금 업무만 하다 보면 상담에 집중할 시간이 적어진다”며 “고객 자산관리를 위해선 예민한 상담이 필요하다. 상담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상담 업무를 고도화하기 위해 무현금 기반의 창구 도입과 같은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무현금 점포가 다소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무현금 점포가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은행의 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현금 거래를 하러 가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점에 캐시리스를 도입한다면 고객 불편을 유발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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