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7 터치 1TB, 삼성 SSD 제품 중 최초 지문인식 채용···스마트폰 이어 채용 범위 확대
갤S10 등 온스크린 지문인식 보안 논란도···“완벽한 생체인식 없어 사용자 주의”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삼성전자가 생체인증 적용범위를 확대했다. 지문인식 보안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넘어 외장형 저장장치까지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지문인식이 보안 만능열쇠는 아니어서 기술 성숙도는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업계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내장형 초음파 지문인식이 ‘먹던 감’에 뚫리면서 논란을 겪었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외장형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품 ‘T7 터치 1TB’에 정전식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다. 삼성전자 SSD 제품 중 지문인식 센서가 적용되는 것은 T7 터치가 처음이다. 

특히 이 제품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큰 제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용자의 보안 편의성을 강화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신제품의 자세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선 기존 포터블 SSD가 비밀번호 등 암호인증 방식으로 보안을 지원한 것처럼, 이번 신제품은 비밀번호 대신 등록된 지문을 통해 드라이브 접근권을 부여하는 보안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SSD는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고속저장장치로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보다 입출력 속도가 빠른 제품이 출시되면서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다. 

지문센서 기술은 정전식, 광학식, 초음파식 등이다. SSD에는 가장 저렴하면서도 검증된 정전식이 적용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투명하고 정확도가 높은 대신 단가가 비싼 초음파 방식이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엔 광학식 지문인식을, 플래그십 갤럭시S·노트 등엔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를 심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A 시리즈 중 갤럭시A50, 70, 80, 90 등 상위 모델엔 광학식 지문인식 센서가 채용됐고,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10·노트10 시리즈 상위 모델엔 세계 최초로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가 채용됐다. 

다만 생체인식 신기술이 처음 도입되면서 사용자를 중심으로 편의성 및 보안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의 초음파 지문인식의 인식률이 낮다는 사용자 민원을 받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그러나 6개월이 흐른 지난달엔 '지문인식 보안이 뚫렸다'는 이슈에 부딪히기도 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실리콘 케이스를 지문인식 센서 부분에 대고 세게 누르면 등록되지 않은 지문으로도 스마트폰 잠금이 해제된다는 제보가 속출하면서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논란이 제품 자체 결함이 아닌 아직 생체인식 기술 자체가 가진 한계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기술일뿐 아직까지 완벽한 보안 기능을 자랑하는 생체인식 기술은 없다는 설명이다. 

한건희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는 “아직까지 인식이라는 시스템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모든 생체 보안 기술은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문인식을 비롯해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이 현재 경쟁을 통해 우위를 가리는 중"이라며 “각각의 생체인식 보안 기술은 장단점이 뚜렷하며 완벽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사용자 주의도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지문인식 보안 강화 전략이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에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간 카메라모듈 등 광학 사업 이력이 있는 파트론과 엠씨넥스가 광학식 지문인식 모듈 사업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기존 정전식 지문인식 공급사인 드림텍 역시 올 들어 광학식 센서 모듈 사업에 진입해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과 지문인식 센서 모듈은 기존 제조 공정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이가 없어 기존 업체들의 진입 문턱이 높지 않은 편”이라면서 “국내 지문인식 모듈 업체들이 초음파식 기술 연구에 속도를 내면서 신사업 기회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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